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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中·러 군용기 5대 7시간 휘젓고 다녀… 軍, 360여발 경고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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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 긴박했던 상황/中 군용기 2대 오전 6시44분 첫 침범/ 8시33분 러 군용기 2대와 다시 남하/ 軍, 독도영공 등 침범하자 80여발 사격/ 9시33분 재침범… 280발 경고 재사격/ 軍, 전투기 18대 출격… 경고에도 무응답/ 日 “독도 우리땅… 한국 사격 유감” 망언

세계일보

23일 중국과 러시아의 폭격기 4대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과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 1대의 독도 영공 침범은 일촉즉발의 분위기가 우려될 만큼 긴박하게 이뤄졌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는 동해 상공을 자신들의 작전구역으로 생각하듯 거리낌 없이 비행했으며, 우리 공군은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경고사격을 가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합참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의 H-6 폭격기 2대는 오전 6시44분 이어도 북서쪽 방면에서 KADIZ에 진입했다. H-6 폭격기는 오전 7시14분 이어도 동쪽으로 KADIZ를 벗어난 뒤 동해 방향으로 북상하기 시작했다. 오전 7시49분 KADIZ에 다시 진입한 H-6 폭격기는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지나 북상했고, 8시20분 이탈했다. H-6 폭격기는 이후 오전 8시33분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와 합류, 남쪽으로 기수를 돌렸다.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 4대는 오전 8시40분 울릉도 북방 KADIZ에 재진입한 뒤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통과해 9시4분 KADIZ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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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러 대사 초치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왼쪽)와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가 23일 오후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 및 독도 영공 침범과 관련해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초치되고 있다. 이날 오전 중국·러시아 군용기들이 한국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뒤 러시아 군용기 1대가 독도 영공을 침범해 우리 군이 경고사격을 가했다. 이재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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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치된 中대사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23일 중국 폭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과 관련해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이재문 기자


중·러 폭격기의 도발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오전 9시9분 KADIZ와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우리 공군은 즉각 KF-16 전투기 2대를 출동시켜 차단기동과 경고통신을 보냈으나 A-50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KF-16 1대에서 플레어(적 미사일을 피하기 위해 발사하는 유도장치) 10여발과 함께 경고사격으로 기총 80여발을 쐈다. A-50은 오전 9시12분 영공을 벗어났으나 9시33분 독도 영공을 또다시 침범했다. 우리 공군 KA-16 전투기 1대가 플레어 10여발과 경고사격 280여발을 가하자 A-50은 9시37분 영공을 이탈했다. 군 관계자는 “격추사격을 감행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러시아 A-50은 고도와 속도가 일정했고 무장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실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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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이동했던 중국·러시아 폭격기 4대 중 러시아 폭격기 2대는 재차 북상해 오후 1시11분부터 1시38분까지 KADIZ를 통과했다.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의 동해 비행 과정에서 우리 공군은 F-15K와 KF-16 전투기 18대를 출격시켜 중·러 폭격기의 움직임을 감시하며 경고통신을 했다. 공군 전투기는 중국 폭격기에 대해 20여회, 러시아 폭격기와 조기경보통제기에 대해 10여회에 걸쳐 무선 경고통신을 했으나 응답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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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일본 관방장관 AP=연합뉴스


한편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한 영유권 도발을 다시 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군용기가 (러시아 군용기에) 경고사격을 한 것에 대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표현)의 영유권에 관한 우리나라(일본)의 입장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극히 유감이다’고 한국에 강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접근 때 항공자위대기를 긴급 발진시켰으며 러시아 정부에도 항의했다.

박수찬 기자, 도쿄=김청중 특파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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