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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민주평화당, 집안싸움에 DJ 10주기 행사도 반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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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당권파 “DJ 생가 따로 방문할 것”

당권파는 25일 예정대로 하의도 추도식
한국일보

2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동영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들 위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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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싸움으로 한 지붕 두 가족 신세가 된 민주평화당이 당의 정신적 기둥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행사마저 반쪽 행사로 치르게 됐다. 정동영 대표에 맞서는 반(反)당권파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소수파인 당권파 행사로 전락했다. 자신들이 ‘DJ 적통’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주도권 싸움 성격이지만, ‘DJ 정신’마저 내부다툼에 이용될 정도로 양측의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지는 분위기다.

반당권파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은 24일 입장문을 내고 “김 전 대통령 하의도 생가 방문 행사에 불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가 최근 대안정치연대 결성을 ‘해당행위’로 규정하고 반당권파 의원들에 대한 징계 조치를 시사한 데 대한 항의 표시다.

대안정치 소속인 장정숙 의원은 “정 대표는 대안정치에 대해 징계를 운운하고 있다. 이런 인식에 동의하기 어려워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안정치는 다른 날을 택해 김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 김 전 대통령의 뜻을 되새겨 난맥상을 보이는 한국 정치가 가야 할 길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대안정치의 김 전 대통령 관련 행사 불참은 ‘초강수’로 풀이된다. 대안정치 수장인 박지원 의원은 지난달 김 전 대통령의 부인인 고(故) 이희호 여사 장례식 때 상주를 자처하며 ‘DJ 정신 계승’을 강조했다. 더욱이 이번 일정은 평화당이 당력을 집중해 올 초부터 준비해 온 행사다.

당권파는 김 전 대통령 10주기 행사에서 분열하는 모습은 피하기 위해 반당권파에 추도식 참여를 촉구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갈등과 분열이 아니라 협력과 통합으로 가기 위해 서로 냉정하게 자제해야 한다”며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따르는 정당으로서 김 전 대통령의 실사구시 정신으로 통합을 향해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영 최고위원도 “당이 어려울수록 우리는 원칙과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우리 당의 기본은 김대중 정신에 있다. 성찰하면서 많은 분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평화당은 이날 전남 목포에서 당원 연수를 하고, 이튿날인 25일엔 전남 하의도에 있는 김 전 대통령 생가에서 최고위원회의와 추도식을 열 계획이다. DJ 정신 계승 의지를 담은 ‘하의도 선언’도 발표한다.

한편 정 대표는 최근 불거진 당내 갈등과 관련해 “그 동안 뉴스에 안 나오던 평화당이 연일 뉴스에 나와 국민과 당원들의 걱정이 커졌다”며 “국민과 당원들 걱정 앞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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