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를 찾은 관광객들이 우산을 쓴 채 광장을 지나고 있다. 송봉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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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와 함께 늦은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장맛비는 중부지방에서 28일까지 이어지고, 일부 지역에서는 4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장마철에는 온도와 습도가 높아 음식물이 상하기 쉽다. 이 때문에 각종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질환이 많이 감염된다. 자칫 우울해지기도 쉽다. 서울아산병원의 김영식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을 받아 건강한 장마철을 보내기 위한 건강 비법을 정리해봤다.
장마철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물과 음식을 통해 병을 일으키는 '수인성-식품매개질환'이 흔하다. 환자나 보균자의 대변을 통해 전염된다. 특별하게 장마철에만 사는 세균은 없지만, 유독 장마철에 그런 질병이 늘어나는 이유는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서 세균의 번식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또 살균효과가 있는 햇빛 속 자외선 양이 장마철에 줄어서 세균이 활발해진다.
배앓이, 설사, 식중독 등은 대부분 날 음식을 먹고 생긴다. 야채나 달걀을 날로 먹거나 과일 껍질을 벗기지 않고 먹으면 안 좋다. 행주와 칼, 도마는 세균의 온상이다. 행주는 여러 개 마련해 뒀다가 수시로 삶아 쓰고, 칼과 도마는 끓는 물로 소독한 뒤 가스레인지 등 열기가 남아 있는 곳 옆에 두어 가능한 바짝 말려서 사용한다. 육류를 썰 때는 물이 잘 스며들지 않는 플라스틱 도마를 쓰고, 과일이나 야채를 썰 때는 나무도마를 쓰는 게 좋다.
식중독은 대표적인 식품매개질환이다. 단체급식과 외식이 늘면서 덩달아 증가한다. 수해 지역에서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면 위생상태가 불량해지고 배탈, 설사 등 식중독 발생 우려가 커진다. 가장 빨리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이다. 이 균에 오염된 음식물을 먹으면 1시간에서 6시간 내에 구토와 설사를 한다. 이때 항생제나 지사제를 복용하기보다는 물을 충분히 마셔서 증상을 완화하는 게 더 좋다. 약물 복용이 오히려 증상을 오래 가게 하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와 안정을 취하는 게 낫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여름철 전염병 중 가장 무서운 병이다. 치료해도 환자의 절반 이상이 사망한다. 바닷물에서 서식하는 비브리오균은 해수온도가 올라가면서 여름에 급격히 증식한다. 통상 균이 한두 마리 몸속에 들어간다고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대개 10만개 정도가 침입해야 발병한다. 만성간염, 간경변증 환자가 생선회, 생굴 등 날 해산물을 먹고 많이 발생한다. 환자의 90% 이상이 40~50대 남자다. 간염 등 지병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해산물을 익혀서 먹어야 한다.
장마철에는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도 악화한다. 알레르기 질환의 주된 원인인 집먼지 진드기가 창궐하기 때문이다. 눅눅한 이부자리는 진드기가 살기에 안성맞춤이다. 햇볕이 난 후 땅의 습기가 어느 정도 가신 뒤에 바깥에 널어서 말려야 한다. 이불이 마르면 나무막대기로 두드려 먼지나 진드기를 털어 낸다. 또한 집먼지 진드기를 줄이기 위해 청소를 할 때 진공청소기를 사용하고 침구, 옷, 커튼 등은 빨래 할 때 더운 물에 삶아야 한다.
연일 비가 오면서 흐린 장마철엔 무기력해져 활력이 떨어지고 우울해지기 쉽다. 특히 우울증 성향이 있는 사람은 정도가 심해진다. 활동 에너지가 감소하고 울적해지면서 몸이 찌뿌둥하고 무거워져 힘든 일이 아니라도 벅찬 느낌을 받는다. 뇌에서 정보처리 능력도 떨어져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워진다. 장마철에도 활기 있게 활동하려면 해가 뜨는 순간만이라도 자주 바깥 외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안이나 사무실에서도 가급적 해가 많이 드는 창가에 앉고 실내조명을 환하게 밝히는 게 좋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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