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법무부가 '문재인정부 3기' 검찰 고위 간부 승진 및 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전 정권 인사 등에 대한 '적폐청산' 수사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둔 간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인사와 같이 참여정부 및 문재인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인연이 돋보이는 인사들도 여전히 요직에 배치됐다. 이는 청와대가 윤석열 검찰총장(59·사법연수원 23기)과 검찰 조직에 "정권 후반기에도 적폐수사에 더욱더 박차를 가해 정권 재창출에 기여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날 법무부는 검사장급 간부 39명에 대한 승진·전보를 담은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31일자로 발표했다. 이 중 고검장급 4명, 검사장급 14명은 승진 보임이다. 고검장급인 대검 차장에 23기인 강남일 법무부 기조실장(50)을 승진시키고, 이성윤 대검 반부패부장(57)과 배성범 광주지검장(57·이상 23기)을 검사장급인 법무부 검찰국장과 서울중앙지검장에 각각 전보했다. 이들은 윤 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이성윤 국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로 이번 정부 들어 계속 요직에 배치되고 있다.
지난 2년간 적폐수사를 주도한 서울중앙지검 박찬호 2차장(53·26기)과 한동훈 3차장(46·27기)을 검사장급 요직인 대검 공안부장과 반부패부장에 승진시킨 인사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27기는 이번 인사의 가장 막내 기수지만 한 차장 외에 이원석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장(50·27기)까지 대검 기획조정부장(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 역시 공인받던 엘리트 특수 검사였지만 '정권 창출의 기여'에 대한 보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는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때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박 전 대통령 소환조사와 구속영장심사, 구속 이후 옥중 조사까지 거의 전담하며 수사를 이끌었다. 서울동부지검장에는 조남관 대검 과학수사부장(54·24기)이 보임됐다. 그는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으로, 이번 정부에서 국가정보원 감찰실장으로 파견된 이력이 있다. 국회 패스트트랙 관련 수사를 지휘할 서울남부지검장엔 송삼현 제주지검장(57·23기)이 보임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을 지낸 특수 전문가다. 서울북부지검장엔 오인서 대검 공안부장(53·23기)이, 서울서부지검장엔 조상철 대전지검장(50·23기)이 각각 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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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55·25기)은 수원지검장으로, 문찬석 대검 기조부장(58·24기)은 광주지검장으로, 여환섭 청주지검장(51·24기)은 대구지검장으로 각각 이동했다. 인천지검장은 이정회 창원지검장(53·23기)이, 대전지검장은 장영수 수원고검 차장검사(52·24기)가 맡게 됐다. 청주지검장에 최경규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56·25기), 창원지검장에 박순철 안산지청장(55·24기), 제주지검장에 조재연 창원지검 차장(56·25기)이 승진보임됐다.
박찬호 한동훈 검사장 외 대검 간부(검사장급)들도 모두 25, 26기에서 승진 임명됐다. 과학수사부장은 이두봉 서울중앙지검 1차장(55·25기), 형사부장은 조상준 부산지검 2차장(49·26기), 인권부장은 문홍성 대검 선임연구관(51·26기)이 각각 보임됐다. 심우정 대검 과학수사기획관(48·26기)은 서울고검 차장으로 승진했다. 대구고검 차장검사는 이주형 서울남부지검 1차장(52·25기)이, 광주고검 차장은 조종태 성남지청장(52·25기)이 각각 맡게 됐다.
노정환 인천지검 2차장(52·26기)의 대전고검 차장 승진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해 1월 검찰 내부통신망에 "검찰의 기소 독점주의를 내려놓는 방안도 고민해야 할 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22기 김영대 서울북부지검장(56), 김우현 인천지검장 (52), 양부남 의정부지검장(58)은 고검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김우현 지검장과 양 지검장의 고검장 승진이 검찰 안에서 화제다. 양 지검장은 지난해 5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장으로 "검찰 수뇌부가 채용비리 수사단에 지휘권을 행사해 직권남용을 저질렀다"며 김 지검장을 기소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에 대검은 전문 자문단 회의까지 열어 "수사 지휘가 적법했다"는 결론을 얻었지만 검찰 수뇌부와 양 고검장 모두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 검찰 내부에선 양 지검장과 채용비리 수사단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지만 양 지검장은 이후 청와대에 자신의 '희생'에 대한 보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고위 간부 인사는 청와대가 직접 챙겨 양 지검장의 승진은 일찌감치 정해졌고, 문무일 전 총장(58·18기) 등이 김 지검장의 승진을 적극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정연 서울서부지검 차장(52·25기)은 여성 3호 검사장이 됐다. 또 처음으로 부부 검사장이 배출됐다. 남편은 조성욱 전 대전고검장(57·17기)이다. 유일한 여성 검사장이었던 이영주 법무연수원 기획부장(52·22기)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전보됐다.
[채종원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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