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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민지은 작가 "현실 법의관-검사 부부가 '검법남녀' 시작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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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선 백범 대적할 악인 만드는 데 고심"

연합뉴스

드라마 '검법남녀 시즌2'
[MBC 제공]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와 검찰·경찰의 공조잖아요. 법의학적인 미스터리, 그리고 수사로 풀어갈 수 있는 미스터리. 이 두 가지가 사건 선정할 때 가장 중요했어요."

29일 종영하는 MBC TV '검법남녀2'는 국과수 법의관과 동부지방검찰청 검사들이 공조하며 사건들을 하나둘씩 해결해 나가는 수사 장르극이다.

에피소드별로 진행하는 이 드라마는 시즌2에서도 독특한 사건들로 화제를 모았다. 부부 동시 사망 사건은 유족 간 유산 상속 문제가 얽혀있어 누가 먼저 죽었는지 정확한 사망 시각을 알아내야 하고, 유괴 사건은 범인을 쫓는 과정에서 유괴범이 죽어버리자 그의 시신을 통해 유괴된 어린이가 은닉된 장소를 찾는다.

최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지은 작가는 "법의학팀은 과학 수사를 하고, 검·경은 사건 주변 인물이나 관계자를 만나면서 인적 수사를 통해 사건의 미스터리를 풀어나간다. 그 2가지 방향이 이전과 달라야 한다는 미션이 매번 있었다"며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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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소포모어 징크스를 극복한 비결을 묻자 민 작가는 "정말 쉴 틈 없이 달린 덕분 아닐까"라고 답했다. 작년 7월 시즌1 종영 후 시즌2 기획 작업에 들어간 건 단 2개월 뒤인 작년 9월부터였다. 9월부터 11월까진 사건을 찾아두고, 11월부터 본격 대본 집필에 들어갔다. 시즌1 기획 작업 때부터 찾아둔 사건을 모아둔 '사건 폴더'도 따로 있다.

"그런데 이전 에피소드에서 영감을 받고 넘어가는 과정이 있다 보니, 미리 찾아둔 사건 중 실제 대본에 사용한 건 시즌2에선 조현병 에피소드밖에 없어요. 조현병 에피소드는 진주아파트 방화 살인사건 전부터 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건이 터지니까 놀랐어요. 상상력만으로 다루면 상처가 될까봐 부랴부랴 신경정신과 전문의에게 조언을 받아 재구성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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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에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은 백범(정재영 분)과 대적하는 장철(노민우) 캐릭터였다. 민 작가는 "시즌1 끝날 때 백범은 능력치가 굉장히 높은 캐릭터가 된다. 웬만한 범죄자는 백범 앞에 갖다 놓아도 수법이 들킬 정도"라며 "그 백범에게 대적할 만한 악인을 만드는 것에 굉장히 고심했다"고 말했다.

또 같은 검사인 도지한(오만석)과 은솔(정유미)의 역할을 나누고, 강동식(박준규)·천미호(박희진)·양수동(김영웅)은 각자에게 인맥과 네트워크, 잠입수사, 액션 등을 담당하게 만들어 제 몫을 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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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은 작가
[본인 제공]



실제 남편이 법의관이기도 한 민 작가는 "사건 고민할 때 (남편이) 가장 많이 도움을 준다. 아이디어나 영감을 많이 얻는다"며 웃었다.

"구상 단계에서 백범은 사실 여자였어요. 국과수에 여성 법의관이 정말 많아요. 이분들의 남편들은 무슨 일을 하냐고 물어봤더니 어떤 분이 검사라고 하시는 거예요. 거기에 딱 꽂혔어요. '여자 법의관과 남자 검사가 사건을 수사하다가 공조하면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어떨까?' 이 질문이 '검법남녀'의 시작이었어요."

현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법의관-검사의 공조 수사 로맨스극은 나중에 노도철 MBC PD와 만나며 대폭 수정을 거쳤고, 지금의 '검법남녀'로 재탄생했다.

"노 PD님과 회의를 하면서 주인공들 성별이 바뀌었고 멜로는 싹 빠졌어요. 제 전작이 로맨틱 코미디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2016)예요. 로코 작가가 멜로없이 완전한 장르극을 한다고 했을 때 그게 편성을 받을 수 있을까, 걱정돼서 멜로를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오히려 노 PD님이 멜로를 빼자고 하시니 너무 좋았죠. 성별을 바꾸는 것도, 제가 법의학을 더 잘 아는 상황이니까 법의관 중심의 드라마가 되는 게 용이하겠다 싶어서 바로 바꿨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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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민 작가는 시즌3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지난 3년간 고민한 연장선상에서 좋은 드라마를 뽑을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은 있다"고 말했다.

"시즌1에서 2로 갈 때는 바로 달린 기분이라면, 시즌2에서 3로 가는 건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전 작가니까 불러주면 쓰는 사람이지만 다른 분들이 고민을 많이 하실 것 같아요. 시즌3는 했으면 좋겠지만, 일단 지금은 시즌1, 2를 동시에 달려온 모든 사람에게 약간의 휴식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웃음)."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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