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구매·화웨이 제재 완화 맞교환 ‘스몰딜’ 가능성
미국과 중국이 30일부터 이틀간 중국 상하이에서 고위급 무역 협정을 2개월 만에 다시 여는 가운데, 포괄적인 ‘빅 딜’보다 ‘스몰 딜’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기본 쟁점에 대한 양국의 견해가 현저하게 다른 상황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우선 낼 수 있는 전략을 선택한 뒤 추후 회담을 다시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추가 구매와 미국의 화웨이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2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국 외교 관계자들을 인용해 "5월 초에 결렬된 협상 이후 무역갈등의 큰 돌파구가 생길 것 같지 않다"면서도 "협상의 눈높이는 낮은 편이지만 그럭저럭 의미 있는 승리(modest win)’는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6월 29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일본 오사카에서 양자 정상회담에 앞서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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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에서 양측은 합의이행 방안 구체화와 관세 철폐 등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지식재산권 보호와 국가보조금 철폐 등을 보장하는 법 개정 약속을 요구하고 있고, 중국은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모든 관세장벽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양국의 협상이 여러 차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기대치를 낮췄다. 그는 지난 26일 "그들(양국 협상단 대표)이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성사 될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심지어 "(협상 결과에 대해)신경 쓰지 않는다"며 "우리(미국)는 수백억달러의 가치가 있는 관세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같은 날 CNBC 방송에 "구조적인 이슈가 남아있다"면서 "어떠한 ‘큰 합의’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WSJ는 이런 상황에서 "(이번 회담의) 초점은 스몰 딜"이라고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로 구매하고,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수출 제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스몰 딜’의 조건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미국과 중국이 우선적으로 낮은 단계의 성공을 한다면, 차기 협상에서 큰 틀의 핵심 현안 논의를 다시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 가능성을 부각시키면서 ‘화웨이 제재 해제’를 촉구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8일 "몇몇 중국 기업이 지난 19일 이후 대두와 면화, 돼지고기, 수수 등의 농산물을 새로 구매하기 위해 가격을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지난 5월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안보 우려가 없는 분야에 한정해 화웨이에 대한 추가적인 판매 허용을 시사한 바 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도 화웨이와 관련해 35개 미국 업체가 약 50건의 제재 면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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