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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도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이 화웨이를 거래 금지 명단에 올린 5월부터 부진을 겪으며 하반기에는 제재 여파가 더욱 크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30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23% 오른 4013억위안(약 68조85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상반기 순이익률은 8.7%를 나타냈고, 스마트폰 선적량은 24% 오른 1억1800만대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비상장기업으로, 분기별로 실적을 공개한 건 올해부터다.
이번 실적 발표는 최근 화웨이가 미국의 집중견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화웨이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분류하고 미국 기업의 거래 금지 명단에 올렸다. 화웨이가 자사 장비를 통해 중국 정부의 첩보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유였다. 미국 이외에도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국가는 미국의 제재 동참 요청에 따라 화웨이 5G(5세대 통신망) 장비를 금지하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가 화웨이의 성장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지난달 미국의 제재가 유지된다면 오는 2년 간 300억달러 규모의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며 화웨이의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화웨이의 매출 성장률은 1분기에 39%를 기록했지만, 미국이 본격적으로 제재를 부과하기 시작한 2분기에 크게 하락하며 상반기 전체 23%를 기록하게 됐다. 량화 화웨이 이사장 의장은 "(미국이 제재를 부과한) 5월까지는 매출이 빠르게 성장했다"면서 "(미국의 제재가) 단기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화웨이 규제 해제를 협상조건으로 내걸며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재개하는 대신 화웨이 제재를 부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안보 우려가 없는 제품에 한해 미국 기업들의 화웨이 판매를 허용하는 결정을 적절한 시기에 내리겠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전날인 21일 중국 기업들이 지난달 말 미중 정상 간의 오사카 회담 이후 수백만 톤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미중 양국은 오늘부터 이틀간 중국 상하이에서 미중 무역협상을 열고 화웨이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아 화웨이 제재가 해제될지 역시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웨이젠궈 전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은 "미국 기업들의 화웨이 판매를 완화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은 완전한 제재 철회를 원하는 중국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을 하지 않으면 중국은 미국 농산물 구입 약속을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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