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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국민 성우’ 박일,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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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본드부터 ‘토이스토리’ 버즈까지 50년 연기

경향신문

‘외화 더빙’의 살아 있는 역사였던 성우 박일씨(본명 조복형)가 별세했다. 향년 70세.

31일 한국성우협회 등에 따르면 박일씨는 이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고인에게 특별한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1966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고인은 이듬해 TBC 3기 공채 성우가 됐고 1970년부터는 MBC 성우극회 소속 4기로 활동했다. 50여년간 활동하며 ‘007’ 시리즈의 피어스 브로스넌, 알랭 드롱, 클린트 이스트우드, 말런 브랜도 등 유명 할리우드 배우의 목소리를 도맡아 ‘외화 더빙’ 하면 ‘박일’을 연상할 정도였다. 애니메이션에서도 <마징가Z> <은하철도 999>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젊은 세대에게도 그의 목소리는 익숙하다. 미국 드라마 <CSI: 과학수사대>의 길 그리섬 반장, 디즈니 인기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캐릭터 버즈의 목소리를 맡았다. 얼마 전 개봉한 <토이스토리4> 더빙에도 참여했다.

<제1공화국>(1981), <육남매>(1998), <라이프 온 마스>(2018) 등 드라마에서 연기자로도 활동했다.

그는 생전 두 차례 이혼 후 3남1녀를 25년간 홀로 키웠다. 자녀들은 외국에 거주 중이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02-2258-5940)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일 오전 8시15분이다.

고인은 최근 <토이스토리4> 개봉에 발맞춘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버즈의 대사를 이렇게 꼽았다.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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