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43대 검찰총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윤석열호' 첫 인사의 후폭풍이 거세다. 검찰 핵심 보직에 이른바 '윤석열 사단'이 전진 배치된 반면 현 정권이나 여권에 대한 수사를 맡았던 검사들은 지방으로 발령나거나 주요 보직에서 멀어지면서 항의성 사표도 잇따르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고검 검사급) 인사 이후 사의를 표명한 검사는 19명이다. 지난달 26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전후해 사직 의사를 밝힌 검사까지 합치면 40여명에 이른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중간간부 인사 발령일인 6일까지 추가 사의 표명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팀 간부 전원 사임
전날엔 현 정부와 관련된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 수사를 맡았던 주진우 동부지검 형사6부장(44·사법연수원 31기)이 사의를 표명했다. 주 부장은 특히 이번 인사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담긴 사직의 글을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올리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 부장은 "저는 정치색이 전혀 없는 평범한 검사"라며 "아는 정치인도 없고, 그 흔한 고교 동문 선배 정치인도 한명 없다. 정치적 언동을 한 적도 없고 검찰국에서 발령을 내 어쩔 수 없이 청와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을 뿐이다"고 밝혔다.
그는 "'환경부 사건'을 수사함과 동시에 '세월호 특위 조사방해 사건'의 공소유지를 전담했고, 일이 주어지면 검사로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고 했다.
이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동일한 강도와 절차로, 같은 기준에 따라 수사와 처분을 할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지켜질 수 있다고 믿고 소신껏 수사했으며, 피의사실 공표 등 인권침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했다는 점은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검찰 인사에 대한 서운함도 내비쳤다. 주 부장은 "'정도를 걷고 원칙에 충실하면 결국 저의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 '능력과 실적, 조직 내 신망에 따라 인사가 이뤄진다는 신뢰', '검사로서의 명예와 자긍심'이 없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제 '공직관'이 흔들리고 있는데 검사 생활을 더 이어가는 것은 '국민과 검찰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명예롭지도 않다고 판단했다. 저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주 부장은 앞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을 수사하며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비서관을 기소했다. 그는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주요보직'이 아닌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으로 발령났다. 안동지청은 검사 5명이 근무하는 소규모 지청이다.
주 부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을 전후해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팀 간부 전원이 사임을 했다.
지난달 31일 인사 발표 직후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권순철 서울동부지검 차장(50·사법연수원 25기)이 사의를 표명했다.
수사 당시 서울동부지검장이었던 한찬식 전 검사장(51·21기)은 윤 총장 취임을 하루 앞둔 지난달 24일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총장 지명 이후 고위간부 14명 용퇴
앞서 지난달 26일 단행된 고위간부 승진 인사 이후에도 검사장 승진에 실패한 일부 검찰 간부들이 잇따라 사표를 냈다.
박장우 서울고검 검사(52·24기), 이형택 서울고검 공판부장(55·24기), 김광수 부산지검 1차장(51·25기), 김병현 서울고검 검사(54·25기), 서영수 수원지검 1차장(50·25기), 서영민 대구지검 1차장(50·25기), 이성희 대전지검 차장(55·25기), 정수봉 광주지검 1차장(53·25기), 최태원 서울고검 송무부장(49·25기) 등이 사의를 표명했다.
윤 총장 지명 이후에는 송인택 검사장(56·21기)을 시작으로 모두 14명의 고위간부가 용퇴했다.
하세린 기자 iwrit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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