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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애니메이션 월드

문화교류는…‘막지 않습니다 막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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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갈등 넘을 소통의 장

트와이스·아이즈원·로켓펀치 등

한국 활동 일본 아이돌에 응원 댓글

록페·한일 대가야전 준비 순조롭고

각종 영화제들도 일본 영화 상영 결정

전문가들 “문화가 소통의 장 돼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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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 갈등이 격화되는 와중에도 두 나라의 문화 콘텐츠 교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 문화 콘텐츠가 우위를 점하고 있어 굳이 문화 교류를 막을 이유도 없을뿐더러 이를 통해 정치·경제에서 비롯된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두 나라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시작된 뒤 국내 음악시장에서 활동하는 일본 국적 아이돌에 대한 대중의 반응에 관심이 쏠렸으나, 이들의 인기는 여전히 건재하다. 일본인 멤버 3명이 포함된 트와이스, 전체 멤버 12명 가운데 3명이 일본 국적인 한·일 합작 그룹 아이즈원의 경우 관련 기사에 악플을 다는 일부 누리꾼이 있지만, 이런 대응을 자제하자는 댓글과 함께 이들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마침 최근에 한국 진출 도전장을 낸 일본 가수들도 예정대로 활동을 시작했다. 인피니트, 러블리즈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가 새롭게 선보이는 걸그룹 로켓펀치가 7일 데뷔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48> 출신 일본인 멤버 다카하시 주리가 포함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팬들의 응원은 여전하다. 케이팝을 좋아해 최근 한국 활동을 시작한 일본 싱어송라이터 루안을 비롯해 일본 가수 유키카, 멤버 5명 모두 일본인인 걸그룹 허니팝콘에 대해서도 여론은 우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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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음악 공연과 전시회 등도 별 탈 없이 진행 중이다. 31일 일본 보사노바 듀오 나오미 앤 고로의 공연, 11월2일 일본 밴드 세카이 노 오와리 공연은 평소와 다르지 않게 티켓이 팔려나가고 있다. 9~11일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 16~18일 강원락페스티벌 등 록페스티벌에 출연하는 일본 밴드들도 차질 없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2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일 순회전으로 개막하는 대가야전도 ‘오구라 컬렉션’과 같이 일본에서 소장한 유물 일부 출품을 검토하는 등 전시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본래 계획대로 일본 영화 7편을 그대로 상영하기로 한 것처럼 이비에스(EBS)국제다큐영화제,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 이달에 열리는 영화제 모두 일본 프로그램을 그대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 한 영화계 인사는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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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일 관계의 악화에 타격을 입은 사례도 있다. 14일 개봉 예정이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달 탐사기>는 개봉을 미뤘다. 앞서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엉덩이 탐정: 화려한 사건 수첩>과 <명탐정 코난: 감청의 권>이 평소보다 저조한 흥행 성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8일 개봉하는 일본 영화 <나는 예수님이 싫다>는 상영관을 거의 잡지 못했다. 가수 윤종신 역시 <프로듀스 48> 출신 일본 가수 다케우치 미유와 작업한 신곡 발표를 연기했다. 그는 지난 5일 에스엔에스를 통해 “(신곡 발표만을 기다리던 중) 일본 아베 정부와 우익의 망언이 나오기 시작했고 사태는 급속도로 악화되어 많은 고민 끝에 이 노래의 출시를 결국 연기하고 훗날을 기약하게 되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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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런 시국일수록 문화 콘텐츠 교류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엔 한국 문화 콘텐츠의 압도적인 경쟁력 우위에 대한 자신감도 깔려 있다. 원용진 서강대 교수는 “한·일 문화 교류가 케이팝이 뜬 이후 확실히 역전됐다. 지금은 애니메이션, 캐릭터, 게임 등 전반적으로 한국이 앞서 있다. 케이팝은 일본에서 별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고 한국이 특별히 일본 문화를 금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7년도 문화콘텐츠산업(출판·영화·게임·음악 등) 통계조사를 보면, 일본에 대한 수출액은 16억5597만5000달러로 수입액 2억1408만6000달러의 7~8배에 이른다. 노승림 음악평론가는 “국가와 국민을 구분해야 한다. 민간 문화 교류를 활성화하면서 그들을 이해하고 서로의 뜻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립박물관의 한 고위 간부도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에 의연하게 대응하더라도 한편으론 우리와 공감하는 일본 내 진보적인 지식인과 문화계 인사 등 우군을 확보하는 양면 전략을 써야 한다”고 짚었다.

서정민 기자, 문화팀 종합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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