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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쪼개지는 평화당… 비당권파 “12일 집단 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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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정치 의원들 “제3지대 창당 위한 1보 후퇴 결행 않기를” 정동영 압박

당권파 “명분 없다” 반발… 정계 개편 불씨 될지는 미지수
한국일보

유성엽 원내대표 등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가 8일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탈당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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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당이 결국 분당의 길로 접어들었다. 창당 1년 6개월 만이다.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은 8일 제3지대 신당 결성을 위해 집단 탈당하기로 결의하고, 디데이를 오는 12일로 못박았다.

대안정치 대표 격인 유성엽 의원은 “1년 반 만에 당을 떠나는 마음이 편치 않지만, ‘제3지대 창당’이라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 애써 생각해 본다”며 “변화와 희망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국민이 이해해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간 우리는 원활하고 신속한 제3지대 신당 결성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자고 요구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를 당권 투쟁으로 받아들여 (당권파가) 요구를 거부했다”며 “탈당이 결코 당권 투쟁이 아니라 제3지대 창당으로 전환하자는 제의라는 점을 거듭 말씀 드린다”고 해명했다. 또 “궁극적으로는 탈당이 결행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정동영 대표를 거듭 압박했다.

탈당파는 천정배 박지원 장병완 김종회 윤영일 이용주 정인화 최경환 장정숙 의원 등 10명이다. 이들이 전원 당을 떠나면 평화당 의석은 4석으로 줄어든다. 현재 원내 4당에서 정의당(6명)보다 의원수가 적은 원내 제5당으로 내려앉게 되는 셈이다. 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이 정당으로 활동할 경우엔 제6당 처지가 된다. 중도 지대에 남아 있는 의원들이 뒤늦게 탈당에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일보

민주평화당 분당. 그래픽=신동준 기자


당권파는 “명분 없는 탈당 예고”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주현 의원은 “정당 정치를 부정하는 행태로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은 평화당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비당권파가) 당 고문단의 중재안을 일거에 거절한 행태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대안정치는 정동영 체재로는 내년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명분을 내세워 지도부 사퇴와 신당 창당을 요구해왔다. 정동영 대표와 유 의원은 7일 오후에도 만나 접점을 모색했지만, 끝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대안정치의 구상은 바른미래당의 호남지역 의원들과 손잡아 제3 지대 정당을 꾸려 말 그대로 ‘대안 세력’으로서 총선을 치르는 것이다. 탈당파가 바른미래당에 입당해 손학규 대표 진영과 손잡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거론되지만, 유 의원은 “그럴 일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바른미래당은 생각이 다르다. 한 당권파 인사는 “손학규 대표는 당 대 당 통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평화당 탈당파 일부를 흡수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대표를 포함한 비당권파를 내보내고 평화당 의원들을 영입해 몸집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손 대표의 구상이다. 다만 내년 4월 총선까지 꽤 긴 시간이 남은 만큼, 평화당 분당이 당장 정계개편에 불을 붙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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