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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만난 나경원 “대구 갔더니 내게 검찰총장 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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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안보·경제 험난한 시기…

    검찰권력이 국민 불안하지 않게 해야”

    중앙일보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오른쪽)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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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8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예방을 받고 “안보, 경제가 험난한 시기에 검찰총장을 맡아서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며 “이럴 때일수록 검찰권력이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않고 상식적으로 작동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뼈 있는 말을 건넸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윤 총장과 접견한 자리에서 “평소 총장께서 ‘굉장히 정의감이 높다’, ‘국가에 대한 고민이 많다’는 평이 있기도 했다”며 “그런데 청문회 과정에서 조금 저희가 의심하게 되는 실망한 부분도 있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중요한 시기이니까 검찰권력이 상식적으로 작동되게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고, 그동안은 문(文) 정부 집권 초기여서 특정 철학의 수행을 위해 검찰이 일부 집권세력에 쏠려있는 부분이 있었다면 지금은 (집권) 중반 넘어가니까 지지받는 검찰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대화 도중 장외투쟁 당시 대구에서 겪은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번에 저희가 장외투쟁을 하러 대구에 집회를 가서 저와 황교안 대표와 앉아있었는데, 어떤 촌로가 오시더니 황 대표에게는 ‘대통령, 대통령’ 연호를 하시더라. 대통령 되시라고…”라며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촌로가) 저를 딱 보시더니 약간 고민하더니 뭐라고 말을 할까 하다가 제게 ‘검찰총장, 검찰총장’ 이렇게 얘기를 하셨다”고 언급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 촌로께서는 ‘황교안 대통령’을 연호하고, 저한테도 좀 좋은 거 하라고 붙여주려고 했는데 생각하신 게 검찰총장이었다”며 “그만큼 검찰총장이라는 자리가 국민의 삶에 직결되고, 국민에게 주는 메시지가 중요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윤 총장이) 잘해줄 것을 부탁드리고, 다만 저희가 검찰에 고발한 사건에 있어서 일부 결과에 대해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다는 유감을 표시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윤 총장은 “저희가 국가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서 검찰을 운영하고 형사법을 집행함에 있어서, 경제를 살리고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어떻게 할 것인지 잘 생각하면서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또 그는 “무엇보다 많은 분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저희가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고 중립성을 확실하게 지켜야만 국민의 검찰로서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겠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가 황 대표를 대통령으로 치켜세운 대구에서의 일화를 굳이 윤 총장에게 언급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대구는 한국당의 대표적인 텃밭이자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의 핵심 거점으로 이른바 ‘황교안 대세론’이 형성되는 지역 중 한 곳이다.

    반면 윤 총장에게는 국정원 정치·선거 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하면서 잡음을 일으켜 좌천성 인사(대구고검)로 발령받은 지역으로 인고의 세월을 보낸 곳이다. 윤 총장은 나 원내대표가 소개한 일화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정국 당시 무더기 고소·고발을 염두에 두고 정치문제의 지나친 사법화에 대한 우려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나경원 대표가 ‘검찰이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 ‘검찰이 공정하다는 인식이 국민들에게 심어져야 한다’는 말을 했고 공수처라든지 검경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검찰의 의견이 간단히 있었다”며 “윤 총장은 자세히 검토해서 다음에 사개특위를 통해서 검찰의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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