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환율전쟁 격화 속 또다른 악재로 주목
미국 백악관이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입 중단 발표 후, 화웨이에 대한 수출 면허 발급 결정을 보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지난주 화웨이에 대한 판매 재개 신청서를 검토한 결과 50건을 접수 받았다고 밝혔으나 모든 결정이 보류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을 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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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제재 완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말 오사카에서 맺은 ‘휴전협상’의 일부였다. 두 정상은 교착상태에 있던 미·중 무역협상 재개를 선언하면서,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입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발판으로 추가적인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시작부터 금이 간 것이다.
이날 보도는 최근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입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표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중국산 수입품 연간 3000억 달러어치에 10% 관세를 9월부터 물리겠다며 사실상 ‘휴전협상’을 깨뜨렸다. 이에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입 중단과 위안화 약세 조치 등으로 맞불을 놓았고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미·중 긴장이 한층 고조됐다.
최근에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 시장 진입 규제도 생겼다. 미 행정부는 지난 7일 미 정부 기관이 중국 업체의 통신 장비 등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규정을 발표했다. 지난해 미 의회가 통과시킨 국방수권법(NDAA)에 따른 조치로 5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과 별도의 규제다.
미 연방조달청(GSA) 웹사이트에 따르면 미 정부기관은 화웨이, ZTE, 하이크비전, 다화, 하이테라 등 5개 중국회사의 통신·감시 장비를 13일부터 구매할 수 없다. 60일간의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최종 확정되지만 규제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가 이 규정을 시행한 후 1년이 지나 규제를 더 강화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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