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은 계속 안드로이드 쓰되 안 되면 훙멍 투입"
훙멍, 스마트TV부터 우선 적용…차후 사용 범위 확대
"상반기 1억1천800만대 스마트폰 출시, 美제재 없었으면 세계 1위"
둥관 발표회서 훙멍 OS 공개하는 화웨이 |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 정부의 제재로 구글의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쓰기 어렵게 된 중국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華爲)가 9일 독자 개발한 OS인 '훙멍'(鴻蒙)을 공식 발표했다.
화웨이는 이날 광둥성 둥관시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대회에서 새 OS인 훙멍을 공개했다.
발표자로 나선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개발자 대회에서 훙멍을 공개하며 "세계에 더욱 큰 화합과 편리함을 가져다주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훙멍의 영어 명칭은 기존에 시장에서 알려진 ARK(아크)가 아니라 화합을 뜻하는 Harmony(하모니) OS로 정해졌다.
화웨이는 향후 훙멍이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 외에도 태블릿PC, TV, 인공지능 스피커, 자동차 등에서 두루 쓰이는 범용 OS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마이크로커널(microkernel)을 기반으로 제작된 훙멍이 안드로이드보다 더 원활하게 작동하고 보안성 역시 강한 체제라고 자평했다.
위 CEO는 대표 소비자 상품인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계속 안드로이드를 OS로 쓰겠지만 향후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 곧바로 훙멍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위 CEO는 화웨이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안드로이드에서 훙멍으로 교체하는 것은 1∼2일이면 가능하다면서 훙멍이 리눅스, 유닉스, 안드로이드 등 다른 프로그램과 겸용이 가능하고 밝혔다.
화웨이는 일단 훙멍을 이번에 시판되는 아너 브랜드 스마트TV에 처음 적용한다.
앞서 화웨이는 이르면 올해 가을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독자 OS를 탑재한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 공개 시점이 조금 앞당겨졌다
화웨이는 오랫동안 상하이교통대와 공동으로 리눅스(Linux)를 기반으로 한 독자 OS인 훙멍을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훙멍은 중국의 신화 속에서 세상이 탄생하기 전 혼돈 상태 속의 신비로운 힘을 뜻하는 말이다.
하지만 화웨이가 안드로이드 대신 독자 OS를 사용한다고 해도 중국을 제외한 유럽, 동남아, 남미 등 화웨이의 주요 해외 시장에서 받는 타격을 쉽게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히 나온다.
향후 훙멍이 설치된 화웨이의 새 IT 제품을 쓰는 중국 밖의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앱을 추가로 설치할 수 있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이용할 수 없는 데다가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 지메일, 구글 지도, 구글 검색 앱 등도 설치할 수 없을 가능성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사실상의 블랙 리스트인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
이로써 화웨이는 인텔, 퀄컴, 구글 등 미국의 주요 반도체 회사와 소프트웨어 회사들로부터 핵심 부품과 운영 프로그램 등을 조달받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화웨이는 올해 상반기 작년 동기보다 24% 늘어난 1억1천8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2분기에만 스마트폰 약 1천만대 규모의 감산에 들어갔다면서 만일 미국의 제재가 없었다면 올해 1∼4분기 각각 6천만대, 7천만대, 8천만대, 9천만대의 스마트폰을 출시해 삼성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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