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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닛픽 김준영 “불편함 기록해 해결책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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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사람들은 불편함을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불편함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외면하지 않고 직시해서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김준영 닛픽 대표(사진)는 9일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블록체인 포 소셜임팩트 컨퍼런스에서 “불편함을 표출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사용자의 불편 경험 리뷰에 토큰 보상 체계를 도입해 불편 경험을 제공하는 활동을 독려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포 소셜임팩트 컨퍼런스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가 블록체인을 통한 기부 문화 개선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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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많은 기관이나 기업에서 사람들의 불편함을 궁금해한다고 말한다. 기관은 정책을 결정하기 위해, 기업은 고객이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참고할 내용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는 “미국 와튼 스쿨에 따르면 불편을 느낀 사람 중 6%만 직접 표출하고, 94%는 불편을 느끼더라도 침묵한다”며 “기관이나 기업에서 고객의 불편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닛픽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일상생활에서 겪은 불편 경험을 제보하는 앱 '불편함'을 만들었다. 불편함은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불편했던 경험을 자유롭게 표출하는 장을 제공한다. 닛픽은 파이썬과 R 언어를 활용해 사용자가 남긴 불편 경험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분석한다. 키워드 별로 감정 레벨을 정리하는 식이다. 일례로 가격이라는 단어는 중립적이다. 하지만 치킨 관련 제보를 할 때는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도출한 분석 결과를 리포트 형태로 정리해 기관이나 기업에 판매한다.

닛픽은 그라운드X,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토큰 보상 체계를 도입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용자가 불편함 앱에 불편 경험을 활발하게 제보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아름다운재단에서 키워드를 제시하면 사용자는 해당 키워드와 관련 있는 자신의 불편 경험을 작성한다. 불편 경험을 제공한 사용자는 소셜 이노베이터 토큰(SIT)을 보상으로 받는다. 또 제보된 글 건수에 비례해 그라운드X에서는 현금을, 닛픽은 불편 경험 데이터를 각각 기부했다. 닛픽은 그라운드X와의 협업을 통해 ▲사용자수 증가 ▲불편 경험 리뷰 건수 증가 ▲유저 저속 시간 증가 등의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닛픽이 그라운드X와 함께 불편함 앱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대표는 익명성을 유지하면서 데이터의 신뢰성을 갖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한다. 가장 확실하게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방법은 실명인증이다. 하지만 익명으로 제보하길 원하는 사용자를 고려해야 한다. 닛픽은 실명인증 없이도 각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할 방안이 필요했다. 이때 블록체인 기술이 열쇠가 됐다. 데이터 추적이 용이한 블록체인의 특성을 활용해 리뷰 작성자의 익명성은 보장하면서 각 데이터의 출처를 투명하게 해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김준영 대표는 “이미 완성된 앱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는 어려웠지만, 그라운드X의 많은 지원 덕분에 성공적으로 도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닛픽은 이번 파일럿 프로젝트 결과를 토대로 사용자의 긍정적인 행동을 더욱 강화하는 보상체계를 고민할 예정이다.

한편 그라운드X는 작년 10월부터 기부문화 개선을 목적으로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블록체인이 실제 사용되는 분야를 발굴하기 위한 목적이다. 기부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기 적합한 분야로 꼽힌다. 투명하게 기록되는 블록체인의 특성상 참여자가 기부한 현금 · 물품이 실제 수혜자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다. 그라운드X는 앞으로도 블록체인 기술이 여러 사회 문제를 푸는데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기관·기업과 협업한다는 방침이다.

[김도윤 디스트리트(D.STRE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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