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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치솟는 金 인기…은행 PB "골드바보단 금펀드가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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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금 판매량 901㎏…전년比 1.7배
골드바 1kg 사면 부가세만 700만원 달해
금 펀드 등 관련 금융상품에 간접투자 추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투자자들이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 몰려들고 있다. 금 시장이 후끈 달아오른 나머지 골드바는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그러나 자산관리 전문가인 각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현재 금값 수준과 기대수익 등을 고려하면 골드바 등 실물엔 투자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조언한다. 대신 골드뱅킹, 금 관련 펀드 등을 통해 간접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11일 국내 최대 금속 민간 업체인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금 판매량은 901㎏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533㎏ 팔린 것과 비교하면 약 1.7배 늘어난 수준이다. 하루 평균 금 거래량 역시 26.7㎏으로 전년 대비 36% 늘었다. 한국금거래소 관계자는 "특히 일본의 우리나라 수출 규제가 본격화된 8월 5~7일엔 7월 한 달간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판매됐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최근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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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은행 PB들은 "현시점에서 골드바 투자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구입에 따르는 관련 비용이 많이 들어 투자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골드바를 구입할 때 내야 하는 10%의 부가가치세가 가장 큰 장애물이다. 현재 한국금거래소에서 1㎏짜리 골드바는 약 680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실제 구매하려면 여기에 부가가치세 68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정유미 우리은행 TC강남센터 PB팀장은 "골드바 등 금을 실물로 구매할 때 내야하는 부가가치세와 판매처에 지급하는 별도의 수수료까지 고려하면 10% 이상의 수익률을 내야하는데, 골드바는 이 이상의 수익을 내기 쉽지 않아 단기 투자 고객들에겐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차익 실현 목적이 아닌 안전자산 배분 용도이거나 자녀 증여 등을 원하는 고객들에겐 전체 자산 중 낮은 비중으로 가져갈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최근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점도 골드바의 수익률을 더욱 낮추는 요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KRX금시장에서 1g당 금 가격은 5만9130원(1돈=22만173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연초(지난 1월 2일 기준 4만6240원) 대비 약 28% 증가한 수준이며, 2014년 KRX금시장 개설 이후 최고가다. 낮은 가격에 사서 비싼 가격에 팔아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선 추후 내다팔 때 손해볼 가능성이 큰 셈이다.

대신 은행 PB들은 골드바보다 보다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현금화가 용이한 ‘금테크’ 방법을 추천하고 있다. 은행 통장에 돈을 넣으면 국제 금 시세와 환율 등을 고려해 금액만큼 금을 계좌에 입금해주는 ‘골드뱅킹(금 통장)’이 대표적이다. 0.0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고, 수수료도 2% 안팎에 불과하다. 중도해지 수수료나 환매 수수료도 없다. 다만 매매 차익에 대해서는 15.4%의 이자배당소득세가 붙는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도 주식처럼 원하는 금액만큼 금에 투자할 수 있다.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1g 단위로 살 수 있다. 약 0.02% 안팎의 수수료를 증권사에 내야하지만, 양도소득세·부과세·이자배당소득세 등이 없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골드뱅킹은 매매 차익에 따른 세금을 내야하지만, KRX 금시장은 비과세"라며 "이 때문에 금에 관심있는 고객들은 주로 이쪽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금 시세에 따라 움직이는 ‘상장지수펀드(ETF)’나 금 관련 회사에 투자하는 펀드 등 관련 금융상품도 인기다. 김영호 하나은행 클럽1 PB센터장은 "금 관련 펀드는 금 실물보다 세금 부담이 적고,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한데다 가격에 연동해 움직여 수익 내기도 훨씬 쉽다"며 "금 실물보다는 관련 펀드 등 금융상품 위주로 투자하면 훨씬 부담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은 어디까지나 안전자산"이라며 "금 실물, 금융상품 등 금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전체 자산 중 10~20%내외가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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