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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 (화)

[사이언스 인 미디어]엑시트, 전대미문 유독가스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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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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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에서 유독가스 테러가 발생한다. 시민은 방역차 연무를 보듯 인증사진을 촬영하는 등 유해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도심은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유독가스에 닿아 화상을 입고 호흡곤란 증상을 겪는 시민이 잇따른다. 교통사고로 폭발이 일어나고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 병원은 환자로 넘쳐난다. 도심을 빠져나가는 데 실패한 시민은 고층으로 대피한다.

영화 '엑시트'는 유독가스로 오염된 도심을 탈출하는 이야기를 다룬 재난 영화다. 용남(조정석 분)은 어머니 칠순잔치에서 짝사랑하던 의주(임윤아 분)를 우연히 만난다. 설렘도 잠시, 유독가스 테러가 발생하자 가족과 옥상으로 대피한다. 구사일생으로 구조헬기에 발견되지만 용남과 의주는 중량 초과로 탑승하지 못한다. 남겨진 둘은 방독면을 착용한 채 탈출을 위해 도심을 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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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독면은 일반적으로 안면부와 필터인 정화통으로 구성된다. 방독면 안면부는 반영구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정화통은 보존 기한과 정화 가능 시간이 한정돼 있다. 화학작용제 종류에 따라 5~15분만 사용 가능하다. 용남과 의주가 방독면을 착용했지만 고층 건물을 찾아 옮겨 다닐 뿐 도심 밖으로 직접 대피하지 못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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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정화통으로 모든 가스를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정화통 종류마다 걸러낼 수 있는 화학작용제가 다르다.

일례로 전쟁가스용 정화통은 화학 가스와 생물 무기를 대부분 걸러내지만 일산화탄소, 황화수소, 암모니아 등은 막지 못한다. 지하철역에 비치된 화재대피용 정화통은 일산화탄소를 정화해 유독가스 중독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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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화학무기는 기원전 5세기 무렵 스파르타군이 아테네를 공격할 때 유황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적 의미의 화학전은 제1차 세계대전에 시작됐고, 200여회에 달했다. 방독면도 화학전 위험이 커지면서 이때부터 보급이 확산됐다. 화학작용제는 △독성작용제 △무능화작용제 △대식물작용체(제초제) △연막제 △폭동진압작용제 등으로 우리 군에서는 화학전을 대비해 1인 1방독면을 지급한다.

지하철 공공장소에도 방독면이 비치돼 있다. 필요 없다고 생각해 지나쳐 왔을 뿐이다. 시간이 나면 한 번쯤 방독면 사용법을 숙지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하다.

언제나 곁에 있는 공기지만 맑은 공기가 간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그렇듯 재난은 예고되지 않는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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