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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조국 "서해맹산 정신으로 검찰개혁"…`검찰주의자` 윤석열과 호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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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후보자, 수사권조정·공수처 법안 통과 주력할 듯

'검찰주의자' 윤석열 총장과 호흡 관건

갈등 가능성 높지만 '강 대 강' 충돌은 피할 듯

이데일리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9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 출근해 장관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박일경 안대용 기자] “인사청문회를 거쳐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서해맹산(西海盟山)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 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습니다.”

검찰을 불신해온 것으로 널리 알려진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일 지명 직후 종로구 적선동 적선현대빌딩 1층 로비에서 기자들을 만나 언급한 소감으로 이같은 검찰 개혁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서해맹산이란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판옥선 12척을 눈앞에 두고 진중에서 읊은 구국 단심(丹心)을 올곧이 드러낸 진중음(陣中吟)의 한 구절로 알려져 있다. `서해어용동(誓海漁龍動) 맹산초목지(盟山草木知)`에서 연유한 4자 성어로 `바다와 서약을 하니 물고기와 용이 요동을 치고 산에 맹서를 하니 초목이 알아주더라`는 뜻. 최우선 국정과제 중 하나인 검찰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때문에 `강골검사`이자 철저한 `검찰주의자`로 꼽히는 윤석열(59) 검찰총장과 손발이 잘 맞을지 법조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둘의 케미가 얼마나 조화를 이룰 것인지는 수사권 조정안을 비롯한 일련의 검찰 개혁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려있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검찰을 이대로 둘 순 없다`며 개혁을 주도한 조 후보자에 비해 윤 총장은 검찰 수장으로 조직 논리를 먼저 강조할 수밖에 없기 때문. 실제 윤 총장은 지난달 취임 전 인사청문과정에서 수사권 조정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최종 결정은 국민과 국회 권한이고 공직자로서 국회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검경의 의견이 다르면 소추권자인 검찰 의견이 우선”이라며 검찰의 수사지휘 필요성은 끝내 놓지 않았다.

반면 조 후보자는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는 저서에서 검찰을 `괴물`이라 표현하며 “민주사회에서 통제받지 않는 괴물을 방치해둘 순 없다. 이 괴물의 권한을 분산시켜 힘을 줄여야 한다”고 썼다. 검찰 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 이에 따라 국회 논의과정에서 두 사람 간 본격적인 신경전이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강(强)대 강(强)으로 충돌하기보단 최대한 접점을 찾으려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총장과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검찰 고위직 출신의 한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 개혁 방향에 동의를 했으니 총장 자리를 수락한 것 아니겠느냐”며 “큰 틀에서 볼 때 크게 어긋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장이 된 이상 `호랑이 등에 함께 올라탄 처지`라는 얘기다. 이어 “만일 수사권 조정안 등 세부 논의과정에서 이견이 생기면 문재인 대통령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하고 국정철학을 공유한 조 후보자가 설득하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지역 한 부장검사도 “윤 총장이 겉으로 세 보이지만 소통을 잘하고 포용력이 있다”며 “이견이 생긴다고 해서 무조건 싸우기만 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후보자가 서울대 법대 82학번, 윤 총장이 79학번으로 윤 총장이 학교 선배지만 개인적 친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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