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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이란 “호르무즈 연합에 한국 불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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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인 통해 첫 공식 입장 표명

“군사 긴장 고조되면 모두 손해”



경향신문



이란이 ‘호르무즈 호위 연합’에 한국이 참여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란 정부가 연합체 구성과 관련해 한국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건 처음이다. 호르무즈 호위 연합은 미국이 이란의 위협을 이유로 추진하는 일종의 군사 동맹체다.

이란 외무부 세예드 아바스 무사비 대변인(사진)은 10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면서 “한국과 같이 오랫동안 경제적으로 우호적이었던 나라가 관계의 민감성을 고려해 끝이 분명하지 않은 (미국의) 행동에 참여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이란 정부 공식 입장이라면서 “한국의 참여는 우리에겐 좋지 않은 신호이며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했다.

무사비 대변인은 ‘한반도 평화와 일본과 대치 국면에서 미국의 지지가 필요한 한국이 미국의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운 현실을 아느냐’는 질문에 “한·미 간 좋은 관계를 이해하고 우리는 그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이란과 한국의 관계가 제3국(미국)의 영향을 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또 “한국·일본 등이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갈등에서 어느 한쪽에 서지 말고 중립적이었으면 한다”며 “연합체가 긴장과 불안을 조성해 한국과 같은 이란의 친선 국가가 피해를 볼 수도 있어 우려스럽다”고 했다.

‘한국이 연합체에 참여하면 한국 유조선이 호르무즈해협을 지날 때 위험에 처하게 되느냐’는 질문에 “한국은 물론 어느 나라의 유조선도 호르무즈해협을 안전하게 통항해야 한다. 긴장이 더 고조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모두가 손해를 입기 때문에 중립을 지키길 바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란과 한국은 수십년간 매우 좋은 외교 관계를 유지했다”며 “한국은 이란과의 미래를 바라보고 행동해달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 요청으로 청해부대를 호르무즈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정경두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간 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다. 현재 영국과 이스라엘이 호위 연합체에 합류했으나, 독일은 불참할 뜻을 밝혔다. 일본도 파병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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