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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기준금리보다 낮은 채권금리…추가 금리인하 단행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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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최근 채권금리 추이.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함에 따라 미·중 무역분쟁이 미·중 환율전쟁으로 격화되면서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강해진 영향이다. 특히 한국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 심사 우대국) 배제 영향까지 미치며 채권가격이 급등(채권금리 하락)하면서 최근 며칠 사이에 단기채 금리는 10bp 넘게(1bp=0.01%포인트) 빠졌다.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채권금리는 추가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낮췄음에도 채권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연내 기준금리가 한, 두 차례 더 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쭉쭉 빠지는 장단기 채권금리

11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전해진 지난 2일부터 채권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지난 7일까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260%에서 1.153%로 0.107%포인트 하락했다. 5년물도 1.290%에서 1.181%로 0.109%포인트 내렸다. 단기채 금리가 1.1%대까지 하락한 것은 사상 최초다.

같은 기간 10년물과 20년물은 각각 1.349%에서 1.251%로, 1.341%에서 1.242%로 0.09%포인트, 0.099%포인트씩 하락했다. 단기채 금리뿐만 아니라 장기채 금리도 10bp 가까이 빠진 것이다.

채권금리가 급락한 데에는 미·중 환율전쟁으로 확대된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의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코스피·코스닥지수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섰던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 5일에는 단기채 금리보다 장기채 금리가 더 크게 하락하면서 금리 스프레드가 10bp 미만으로 좁혀지기도 했다.

지난 5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253%로 전일보다 0.096%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1년 중 가장 큰 낙폭이다. 3년물 금리는 1.172%로 0.088%포인트 떨어졌다. 이로 인해 3년물과 1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8.1bp 차로 좁혀졌다. 이는 2008년 8월 13일(8bp)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다. 지난해만 해도 장단기 금리차는 20bp 차를 유지했다.

금리 스프레드 축소는 통상 경기침체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국고채는 통상적으로 장기채 수익률이 더 높다. 장기간 투자하는 만큼 그 시간에 이득을 더 취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장기적인 경제 전망이 불투명할 경우 기대감이 떨어지고 장기채에 대한 수요보다 단기물 수요가 늘게 된다.

◆ 강해진 추가 금리인하 압박

채권금리가 연일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낮췄으나 기준금리와 국고채 간 금리역전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채권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인 1.50%를 밑돌고 있다. 지난 9일 마감 기준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186%로 기준금리인 1.50%보다 31bp 낮은 수준이다. 5년물, 10년물, 20년물도 현 기준금리보다 27bp, 21bp, 22bp씩 낮다.

이에 따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황에 따라서는 0.25%포인트씩 두 차례 또는 0.50%포인트 한 차례 인하로 역대 최저인 1.25%보다 낮은 1.0%까지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은 내부에서도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색채가 강해지고 있다.

한은이 지난 6일 공개한 '2019년도 제13차(7월18일 개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현시점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만으로 경기를 가시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추가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다.

이주열 총재도 7일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상황 변화에 따라 필요하다면 통화정책적 대응을 고려할 수 있다"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조용구,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7월 의사록을 통해 살펴보면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인하 소수의견이 재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 하방압력에 대한 우려와 이에 대한 대응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것으로 보여 10월 인하는 확실시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훈 KB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시장에는 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중 무역갈등, 한일 화이트리스트 관련 무역 분쟁 등 대외 변수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않는 이상 채권금리가 크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남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이달 30일, 10월 17일, 11월 29일 등 3차례다.

김희주 기자 hj89@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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