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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현대경제硏 "5년 뒤 부터는 1%대 성장…규제완화 속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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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잠재성장률 2.5% 수준"

저출산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데 비해, 경쟁력을 상실한 중화학공업 중심 주력산업을 대체할 신산업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앞으로 5년뒤에는 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 잠재성장률은 2.5%로 추정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1일 발표한 ‘잠재성장률 하락의 원인과 제고 방안’ 보고서에서 "저성장·저물가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한국 경제는 잠재성장률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5%로 추정되며, 2025년 이후부터는 1%대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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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이란 과도한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한 국가에 존재하는 자본과 노동 등 생산요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때 달성 가능한 성장률을 의미한다. 경제 기초체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려주는 개념이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기초체력이 저하되듯, 한 나라의 잠재성장률은 경제개발이 고도화될수록 둔화되는 특성이 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19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7%를 넘어섰다. 그러나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5%대로 떨어졌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3.2%(2011~2015년)로 빠르게 둔화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6년에서 2020년까지의 잠재성장률이 2.5%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의 잠재성장률 수준 2.5~2.6%와 대체로 부합한다.

연구원은 2020년대에도 잠재성장률 둔화추세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2021년~2025년 잠재성장률(2.1%)이 2%초반대로 떨어진 뒤 2026~2030년에는 1.9%까지 후퇴할 것으로 전망했다. 2031~2035년에는 1.7%로 하락할 것으로 봤다.

한국의 급격한 잠재성장률 하락은 ‘저출산-고령화’로 요약되는 인구구조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은 2000년 노인 비중이 7% 이상인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뒤 18년 만인 지난해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층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생산성이 약화되고 투자가 감소하는 등 경제활력이 저하되고 있는 상황이다. . 주요 노동력인 15세~64세 생산가능인구 규모가 올해부터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력 산업 노후화로 투자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도 잠재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세계적으로 수입 수요가 감소했고, 이 때문에 국내 수출이 감소하면서 설비투자 증가율이 절반 수준으로 위축됐다.

1999년~2008년 설비투자 증가율이 9.2%였는데, 2010년~2018년에는 5.4% 수준으로 하락했다. 조선 등 중화학 공업 중심 주력산업을 대체할 신성장 산업동력도 부족한 상태다. 연구원은 "1990년대 중반 당시 자동차와 반도체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3%를 담당하는 등 한국 수출의 2대 품목이었는데, 이 기록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홍준표 연구위원은 "잠재성장률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고령자나 여성 등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고, 투자환경을 개선해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규제 개혁을 지속해 기업의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신성장 산업의 활로를 뚫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진입장벽이 높은 금융서비스와 교육, 의료, 법률 등의 분야에서 외국인직접투자 진입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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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정원석 기자(lll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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