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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휴가 끝’…조선 빅3 노조, 하투(夏鬪)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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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간 이견 커 올해 임단협 난항

정상화에도 바쁜데…하반기 험로 예상

해양플랜트 수주절벽 속 후판값 인상

관행적 파업 비판에 수위 조절 가능성

이데일리

지난 6월24일 오후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에서 노조 파업 집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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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가 1~2주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12일부터 일제히 영업을 재개한다. 임금·단체협상(이하 임단협)도 곧 재개될 전망이지만 노사 간 이견 차이로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휴가 후 하투(夏鬪)가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두 노조는 그동안 양사 합병 반대 투쟁을 벌이는 등 이미 조합원들로부터 파업권을 획득한 상태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12일 업무 복귀와 동시에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임단협과 관련해 사측과 교섭을 재개할지와 파업 여부,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15∼17일 전체 조합원 대상 투표에서 재적 대비 59.5%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한 노조는 지난 8일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로부터 조정중지 결정을 받아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현대중공업(009540)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기본급 12만3526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최소 250% 보장 등을 요구한 상태다. 하청 노동자 임금 25% 인상, 정규직과 동일한 학자금·명절 귀향비·휴가비·성과급 지급, 정규직과 동일한 유급 휴가·휴일 시행 등은 하청 요구안에 담았다.

대우조선해양(042660) 노조도 쟁의권을 얻었다. 지난달 조합원으로부터 91.97%의 찬성을 받아 파업에 바로 돌입할 수 있다. 대우조선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과 정년 연장(60세→62세), 사내 하청직원 처우개선 등 통상적인 요구 외에 회사 매각철회도 사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자 휴가기간 직후 총력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삼성중공업(010140) 역시 올해 임단협에 난항 예상되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수당 인상, 복리후생 확대 등이 포함된 임단협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지만 이견 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 대응, 부족한 해양플랜트 일감 확보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인데 노조가 별다른 위기의식 없이 매년 관행적으로 파업을 결정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난을 외면한 행동으로 노동계가 비판과 비난을 받고 있다”며 “조선업황이 평년보다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노사 간 고통 분담과 위기극복 노력만이 살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한일관계, 조합원 정서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해 파업 투쟁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휴가 재개 바로 다음날인 13일 6차 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권을 이미 확보한 이상 노사 우위의 키를 쥐고 있다”면서 “당장 파업 일정을 잡기보다는 전체 교섭 상황 등을 고려해 투쟁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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