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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삼양패키징, 무균 페트병 앞세워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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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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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음료용 페트(PET)병 업계 1위 삼양패키징이 하반기 실적 반등 몰이에 나선다. 여름 성수기 효과에 따른 수요 증가와 함께 제조 원가 하락, 신규 공장의 본격 가동 등 3가지 호재 요인이 실적 상승세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삼양패키징의 3분기 예상 매출액은 1050억원, 영업이익은 170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큰 변화가 없지만 영업이익은 39.3%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2분기 삼양패키징은 매출액(1033억원)과 영업이익(143억원)이 시장 예상치 대비 8.5%, 10.6% 밑돌며 눈높이를 맞추치 못했다.

지난 2분기 삼양패키징의 예상 대비 저조한 실적은 시설 정기보수와 신규 무균충전 설비(아셉틱 4호기)가 낮은 생산 수율을 보인 결과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기보수는 그동안 비수기인 4분기에 집중되고 일부 1분기까지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작년 공급 부족 영향으로 4분기에도 정상 가동함에 따라 올해는 정기보수가 성수기인 2분기까지 이례적으로 실시된 데다 증설 설비의 초기 가동비용도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삼양패키징의 실적 반등은 아셉틱 사업 부문에 달렸다. 2007년 삼양패키징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아셉틱 공법은 차 음료나 밀크 커피와 같이 부패, 변질 위험도가 높은 음료를 용기에 충전하는 데 사용된다. 페트병 제조사업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 초반에 그치는 데 반해 아셉틱 사업은 영업이익률이 15~20%에 달한다. 아셉틱 사업은 지난해 삼양패키징 영업이익의 절반을 넘어설 정도로 이익 기여도가 높다.

아셉틱 시장은 연 13%씩 성장하고 있는데, 삼양패키징은 국내 아셉틱 충전설비 7기 중 4기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삼양패키징 아셉틱 생산능력은 연간 6억개로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다. 롯데칠성과 코카콜라 등의 자가 생산을 제외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물량은 전부 삼양패키징이 소화한다.

이현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보다 식음료의 고급화, 용량화가 진행된 일본의 아셉틱 충전 방식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78%로, 우리나라의 25% 대비 큰 차이를 보인다"며 "일본 음료 시장이 약 3년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우리나라 음료 시장의 특성상 아셉틱 시장은 기존 고온 충전 방식 시장을 향후 빠르게 대체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삼양패키징은 552억원을 투자해 지난 4월 아셉틱 4호기의 증설을 마쳤다. 증권업계에서는 상반기까지 실적에 부담을 줬던 신규 아셉틱 시설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이익 기여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규 증설 설비의 연간 기대 매출액은 약 400억원으로 3년간 최적화 작업을 거쳐 연간 100억원씩 단계적으로 매출액이 증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가 하락으로 인한 마진 개선 역시 삼양패키징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t당 140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 페트 레진 가격은 지난 4월 1100달러 아래로 하락한 데 이어, 최근에는 10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페트 레진 가격은 유가에 영향을 받는데 지난해 말 가파르게 치솟았던 유가가 올해 하락 안정화한 영향을 받았다. 3분기 삼양패키징 실적에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의 페트 레진 가격이 원가로 반영될 예정인데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아울러 삼양패키징은 3분기부터는 여름 성수기 수혜를 온전히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은 음료병 산업에 있어 최대 성수기로 2016년 이후 삼양패키징은 2분기와 3분기에만 1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려왔다.

음료시장 내 페트병 비중은 2015년 47%에서 2017년 50%를 넘은 데 이어 지난해 52%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삼양패키징 페트 사업의 경쟁시장(자가 생산 제외) 시장점유율은 57%로 높은 시장 점유력을 감안하면 성수기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고 평가받는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양패키징의 낮은 밸류에이션과 배당 매력을 주목하고 있다. 올해 말 기준 실적 추정치를 반영한 삼양패키징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9.5배로, 2017년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주당배당금을 반영한 시가 배당률 역시 3.09%로, 1%대에 머문 경쟁사 대비 두 배 이상 높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셉틱 4호기 매출 기여도가 높아지는 2020년 실적을 반영하면 예상 PER는 7.7배로 배수가 더 떨어진다"며 "삼양패키징의 당기순이익은 경쟁사 동원시스템즈 대비 34% 수준인 반면, 시가총액은 24%대에 불과해 상대적 저평가 상태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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