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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AI가 지배구조 분석해 `착한기업` 선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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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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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21세기의 원유'라는 시대적 인식을 보여주듯 '매경 핀테크 어워드2019'를 관통한 키워드 역시 '데이터'였다.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후원하는 매경 핀테크 어워드는 11일 대상 수상자로 지속가능발전소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매경 핀테크 어워드는 6월 17일 서류 공모를 시작한 뒤 1차 서류심사와 지난 7일 2차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거쳐 수상 기업 6곳을 최종 선정했다. 심사위원장은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맡았다.

대상에 선정된 지속가능발전소는 '환경·사회·거버넌스(ESG)'로 불리는 비재무 데이터를 인공지능(AI)과 결합해 새로운 데이터를 창출하며 신시장을 개척했다. ESG 분석 시장의 규모는 현재 110억달러(약 13조5000억원)로 추정된다.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는 "ESG 정보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해 기업을 평가하는 회사는 전 세계에서 4곳에 불과하다"며 "그중 하나가 우리"라고 소개했다.

지속가능발전소는 재무 정보만으로 진정한 '착한 기업'을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지속가능발전소의 '후즈굿'(whosgood.org)은 기업의 지배구조와 리더십, 노사관계와 업무 문화, 환경 보존 기여도 등을 종합해 기업을 평가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성장성·수익성, 그리고 특히 안정성을 분석한다. 주요 외신과 국내 언론, 한국거래소 등 국내외 관련 기관들의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평가를 위한 '빅데이터'를 형성한다.

현재 싱가포르투자청(GIC), 미국 텍사스퇴직연금 등 전 세계 기관투자가 111곳 소속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200여 명이 지속가능발전소 보고서를 이용한다. 지속가능발전소는 국내에서도 2016년 11월부터 네이버 증권 서비스에 ESG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250만명이 이를 사용했다. 지속가능발전소는 심사 과정에서 혁신성, 아이디어의 완결성, 사업성, 금융 산업·소비자 기여도 등 전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데이터와 함께 올해 핀테크 어워드에서 한 축을 이룬 키워드는 '플랫폼'이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엠마우스는 '알바워치' '페이워치'라는 파트타임 근로자와 고용주를 위한 출퇴근 인증, 급여 지급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포용적 금융'의 실천 모델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알바워치나 페이워치를 이용하면 사업자와 근로자는 1분 만에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또 자동항법장치(GPS)를 기반으로 한 출퇴근 인증 시스템을 통해 정확한 근로시간을 기록할 수 있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근태에 대한 걱정을 줄일 수 있고, 근로자는 부당하게 급여를 덜 받을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최우수상 공동 수상자인 모인도 '전자지갑(e-wallet)' 종합 금융 플랫폼을 꿈꾸는 해외송금 전문 스타트업이다. 전 세계 국가 간 송금 시장은 연간 600조원 규모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내 거주 외국인이 증가하고, 해외직구 금액이 급증하면서 개인 간 해외송금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모인은 새로운 여러 기법(풀링, 네팅, 프리펀딩 등)을 동원해 해외송금 수수료를 낮췄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기존 서비스보다 90% 저렴한 가격에 해외송금을 할 수 있다. 과거 3~5일 걸렸던 송금 기간도 사실상 실시간에 가까울 정도로 빨라졌다. 모인은 현재까지 국내외 투자가들로부터 약 32억원을 투자받았다.

우수상을 받은 중금리대출 전문 개인 간(P2P) 거래 기업 8퍼센트는 20%를 넘는 고금리대출에 의존했던 저신용자에게 11% 안팎의 중금리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P2P대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1%대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은 최대 연 5%대 수익을 누릴 수 있다.

8퍼센트는 최근 법인대출로 영역을 넓히면서 외연 확장에도 성공했다. 8퍼센트는 패스트파이브 2호점 설립 당시 자금을 빌려줬고, 쏘카에도 대출을 해줬다. 단순 P2P 금융 서비스를 넘어 빅데이터를 활용한 이자 축소에도 힘쓰고 있다.

학생독립만세는 '소득공유' 후불제 교육 서비스라는 신개념 아이템으로 눈길을 끌었다. 소득이 없는 취직 전에는 교육비에 대한 부담 없이 수업을 듣고, 취업에 성공한 뒤 밀린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의 교육 서비스다. 취직에 성공한 수강생이 내는 비용으로 취업준비생들이 수업을 듣는 셈이다. 지금까지 총 1100여 명의 수강생이 학생독립만세를 거쳐 갔고, 누적 후불금액은 13억원에 달한다.

우수상의 피노텍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AI 기반 '맥락 데이터' 신용평가 솔루션을 개발한 업체다. 맥락 데이터란 스마트폰으로 파악한 소비자의 온·오프라인 생활 패턴을 의미한다. 피노텍은 동남아에 아직 신용사회가 형성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은 높다는 점을 고려해 휴대폰 사용 패턴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신용평가 모형을 만들었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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