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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갤노트10은 미니멀리즘…군더더기 싹 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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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디자이너로서 갤럭시 노트10이 '상반기에 나온 갤럭시 S10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전작인 갤럭시 노트9은 물론 갤럭시 S10과도 차별화될 수 있도록 하단 베젤(테두리)도 줄이고 불필요한 부분은 극단적으로 다 없앴습니다. 이번 갤럭시 노트10의 콘셉트는 미니멀리즘, 마이너스 디자인입니다."

강윤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 팀장(전무)이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호텔에서 열린 갤럭시 노트10 디자인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7일 뉴욕에서 공개된 갤럭시 노트10은 과감한 디자인 혁신으로 세계인 눈길을 사로잡았다. 오른쪽에 있던 빅스비 버튼을 전원 버튼과 통합하는 등 최소화했고, 휴대폰 테두리인 베젤을 거의 없애 풀 화면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갤럭시 노트9보다 화면 크기가 0.4인치 커졌음에도 본체는 거의 비슷한 크기이고, 두께는 더 얇아 한 손에 착 감기는 그립감을 안겨준다. 정중앙에 자리잡은 카메라 구멍은 전작들보다 훨씬 작아 미니멀한 디자인에 정점을 찍었다. 전 세계 미디어와 체험자들은 "아름답다, 삼성답다" 등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강 전무는 다양한 분야 엔지니어 인력에게 공을 돌렸다. 디스플레이 비율을 역대 최고(플러스 모델 94.2%, 일반 모델 93.7%)로 끌어올리면서 최적의 그립감을 갖춘 디자인을 실현하기 위해 수많은 엔지니어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전면 카메라를 디스플레이 정중앙으로 옮기고 구멍을 작게 만드는 것도 엄청난 도전이었다. 디자인팀과 엔지니어들이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업한 끝에 미니멀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었고, 두께와 무게까지 줄이면서 '다소 무겁다'던 노트 시리즈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었다.

갤럭시 노트의 상징과도 같은 'S펜'에도 디자인팀의 각고의 노력이 숨어 있다. 특히 갤럭시 노트10의 S펜은 스마트폰의 한 부분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독립된 별도의 제품처럼 기능해야 했다. 디자인팀은 본체와 마찬가지로 외관은 더 심플하게 다듬으면서 다양한 기능을 숨겨 놓았다. 펜에 제품을 상징하는 색깔을 입히고, 첫 화면에서 같은 컬러로 메모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토털 디자인의 '화룡점정'이었다.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이어폰 잭이 없어졌다는 것에도 소비자들 관심이 쏠렸다. 강 전무는 "삼성전자에서도 갤럭시 버즈를 생산하고 있고, 전 세계 무선 이어폰시장이 커지고 있어 충분한 대안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우리가 처음 시도한 것은 아니지만 디자인과 사용자경험을 종합해 과감하게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무선사업부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서 세리프 TV, 더 프레임 등 제품 디자인을 담당했다. 처음 TV에서 스피커를 없앴을 때 비판을 많이 들었지만, 현재 전 세계 TV에서 스피커가 사라지고 사운드 바 시장이 창출됐다"며 이어폰 잭을 없앤 것도 글로벌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갤럭시 노트10은 다채로운 색상이 섞여 있는 아우라 글로우 등 그간 사용하지 않았던 컬러를 과감하게 도입했다. 기본 색상 외에 SK텔레콤은 아우라 블루, KT는 아우라 레드를 전용 모델로 추가하는 등 컬러 마케팅에도 힘쓰고 있다. 강 전무는 "갤럭시 S10부터 이전에 없던 파격적인 컬러를 적용했고, 이번 갤럭시 노트10에는 더 다양한 시도를 했다"면서 "국가별로 지역적 특성 등을 감안해 예전보다 훨씬 더 과감하고 다양한 컬러를 제공해 선택권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모든 디자인 목표는 '최적의 사용자경험'이다. 강 전무는 "이번에 같이 선보인 갤럭시 워치 액티브2는 여성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전작보다 스크린 사이즈를 키우고 상대적으로 외관 사이즈는 줄였다. 헬스 부문이 많이 강조된 제품인 만큼 하단에 있는 '헬스 체킹'이 최적화되도록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전작과 지금 워치를 뒤집어보면 보이지 않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갤럭시 라인들은 제품뿐만 아니라 패키지 디자인까지 미니멀리즘을 적용했다. 강 전무는 "소비자들은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제품 패키지를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고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삭제하는 등 '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디자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갤럭시 노트9에서는 패키징 내 구성물이 많고 비닐류도 일부 있었지만, 이번에는 전체적인 물질의 양을 줄이고 비닐류는 없앴다"며 "적극적인 마이너스 디자인으로 친환경에 기여하고자 했다. 이런 디자인 방식은 앞으로 더 확대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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