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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트럼프엔 친서 보낸 北…南엔 미사일·공개면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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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대화 재개 의사를 밝힌 반면 우리 정부를 상대로는 지난 10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긴 편지의 대부분은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드는 훈련에 대한 불평이었다"며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언급이 있었음을 밝힌 뒤 자신도 해당 훈련에 대해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든다(ridiculous and expensive)"고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북한이 연일 발사하고 있는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미·북이 대화 재개를 위한 신호를 하나씩 주고받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10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5시 34분께, 오전 5시 50분께 북한이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발사가 이뤄지기 수 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아름다운 서한을 어제 받았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김정은은 친서에서 한미연합훈련이 끝나자마자 만나고 싶고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고 매우 친절하게 말했다"며 "단거리 미사일 시험에 대한 약간의 사과도 담겼다"고 말했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도 내심 불만이 있는 한미 훈련에 대해 비판하고, 미사일은 '단거리'였다는 걸 강조하면서 한미동맹 갈라치기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군사훈련에 대해 "나도 마음에 든 적이 없다"며 "돈을 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김 위원장에게 공감을 표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훈련이 끝나면 시험발사도 중단할 것이라고 했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김 위원장을 만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11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명의로 발표한 담화에서 "군사연습을 아예 걷어치우든지, 군사연습을 한 데 대해 하다 못해 그럴싸한 변명이나 해명이라도 성의껏 하기 전에는 북남 사이의 접촉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는 철저히 미·북 사이에 열린다는 점을 강조하며 "북남 대화는 아니라는 것을 똑바로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이 담화에서 "미국 대통령까지 우리의 상용무기개발시험을 어느 나라나 다 하는 아주 작은 미사일 시험이라고 하면서 사실상 주권국가로서의 우리의 자위권을 인정하였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원색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오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참석한 관계부처 장관회의 결과에 대해 "북한의 연이은 발사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서울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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