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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카슈미르 또 화약고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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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이슬람 명절 前 통제완화에도 / 인터넷 등 두절·마을 통제 여전해 / 파키스탄 “자치권 박탈 안보리 회부” / 국제무대서 좌절땐 軍도발 우려

인도·파키스탄 간 영유권 분쟁지역인 카슈미르가 다시 화약고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도가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주)에 대한 헌법상 특별자치권을 박탈한 뒤 주민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인도와 사실상 단교 조치를 한 파키스탄은 중국과 공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인도 매체들은 이슬람권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를 앞두고 잠무카슈미르 지역에 내려졌던 통행금지 등 주민 통제가 9일(현지시간) 오전부터 다소 완화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유선·휴대전화와 인터넷이 두절돼 가족·친지에게 연락도 못 하는 상황은 여전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수만명의 인도 육군과 주 경찰, 준군사부대 요원들이 마을 곳곳을 통제하는 가운데 상점과 학교 문이 닫히고 은행 자동인출기엔 현금이 동난 상태라고 전했다. 몸이 아파 간신히 병원을 찾아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통금에 발이 묶인 의료진이 출근을 못 해서다.

세계일보

8일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이슬람 정당 자마티이슬라미 지지자들이 인도 정부의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 주) 지역 특별지위 박탈 결정에 대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외신들에 따르면 잠무카슈미르의 주도 스리나가르에서는 지난 9일 수만 명의 주민들이 카슈미르 깃발을 흔들고 ‘자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인도 군의 발포로 흩어졌으며, 최소 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병원 관계자가 NYT에 말했다. 인도 당국은 “(시위 보도는) 완전히 날조이며 부정확하다”며 “20명 이상 모인 시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주민들은 지역 내 독점적 부동산 취득권과 취업 권한 등을 박탈한 인도 정부 조치가 인도 내에서 유일한 무슬림 다수 지역인 카슈미르를 힌두화하려는 목적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곳의 비옥한 토지를 힌두교도들이 매입해 정착하기 시작하면 무슬림이 소수자로 전락하고 소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는 외부 투자 유치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일 뿐이라고 부인했다.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10일 “카슈미르 이슈를 유엔 안보리로 회부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을 중국과 공유했다”고 밝혔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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