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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금값 치솟자 은값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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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 ‘출렁’ 안전자산에 몰린다

금, 6거래일 연속 최고가 경신…골드바 판매액 2배 이상 늘어

은, 한 달 새 가격 17% 급등…은 선물 ETF·ETN 수익률 껑충

투자 변동성 큰 은, 산업 수요가 대부분 ‘안전자산’ 역할 못해

경향신문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치솟자 은값도 들썩이고 있다. 미·중 간 무역갈등과 일본의 수출규제로 급등하던 원·달러 환율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자 달러를 사재기하는 양상도 다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와 금·은 등의 자산가치가 최근 단기간 급등한 상태여서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가격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한 이달 2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최고가를 경신했다. 거래소 KRX금시장에 따르면 지난 9일 금 가격은 3.75g(1돈)당 22만3313원으로 2014년 3월 시장 개설 이후 최고가를 찍었다. 국내 최대 민간 유통업체인 한국금거래소에선 금 가격이 더 올라 같은 날 23만3500원에 거래됐다. 금값 상승에 맞물려 금 사재기 움직임도 보였다. 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지난 3월 34억5000만원에서 7월 73억69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금과 함께 은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 한국금거래소의 올해 상반기 은 판매량은 17.9t에 달했다. 은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 1t에 그쳤는데, 하반기 7.8t으로 늘어난 후 올해는 더욱 판매가 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의 은 3.75g당 가격도 지난달 1일 2330원에서 이달 9일 2740원으로, 한 달 새 17%가량 급등했다. 은 시세가 상승하면서 미국 시장의 은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상품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ETF시장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은선물 ETF’가 수익률 8.0%를 기록해 전체 종목 중 월간 수익률 4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주가 하락으로 ETF시장 전체의 수익률이 마이너스 2.43%로 떨어진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익률이다. 은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신한 레버리지 은선물 ETN’과 ‘삼성 레버리지 은선물 ETN’ ‘신한 은선물 ETN’도 지난달 수익률이 각각 16.4%, 16.1%, 7.9%로 ETN시장 종목별 수익률 2위, 3위, 10위에 올랐다.

시장에서는 저금리 기조로 대체투자처를 찾는 현상이 심화되고 은값이 고점(2011년) 대비 40%에 불과해 가격 상승 여력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은은 금과 달리 가격 변동성이 크고, 대부분의 수요가 산업제품에 쓰여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재필 하나은행 클럽1 PB센터 PB부장은 “은은 금이 뜬 후 나중에 뜨는데 투자하기엔 변동성이 큰 금속으로, 안전자산의 역할을 한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말했다.

급등하던 원·달러 환율 주춤하자 ‘달러 사재기’ 현상도 다시 나타나

전문가 “환율 지금보다 빠질 가능성 높아 급하게 사지 말아야” 당부


달러 사재기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주요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환율이 급등하던 지난달 31일부터 8월2일까지 1조6128억가량 줄었다가, 이달 2~8일엔 9974억가량 늘었다. 환율이 고점을 돌파하자 달러를 가진 투자자들이 환차익 실현에 나선 후 환율이 주춤한 틈을 타 추격매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송재원 신한PWM서초센터 부지점장은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빠질 가능성이 높아 달러를 급하게 살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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