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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경향신문 '해외축구 돋보기'

[해외축구 돋보기]해설가 무리뉴의 ‘까칠한 혀’…“맨유, 맨시티 B팀보다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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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상대 4 대 0 완승에도 ‘혹평’

“챔피언 못 돼도 좋은 시즌” 격려도

‘거침없는 입담’ 올 시즌 볼거리로



경향신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가운데)이 12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첼시와의 정규리그 1라운드에서 빅터 린델로프(오른쪽)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왼쪽은 첼시의 새 사령탑 프랭크 램퍼드 감독. 맨체스터 | AP연합뉴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은 12일 ‘제7의 천국’에서 행복에 겨워 춤추고 노래할 만했다. 라이벌 첼시를 상대로 개막전에서 4-0 완승. 8000만파운드(약 1170억원)짜리 센터백 해리 매과이어는 오자마자 존재감을 뿜어냈고, 아론 완 비사카도 6개의 태클과 3개의 가로채기, 걷어내기 5개로 오른쪽 측면을 철통처럼 막아냈다. 맨유 팬들이 사랑하는 래시포드와 마샬, 제임스가 모두 골을 신고했다. 이렇게 좋은 날 맨유 우승경쟁에 대한 기대와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은 게 바로 조제 무리뉴 전 맨유 감독이었다.

감독 시절 무리뉴의 ‘혀’는 늘 까칠했다. “무리뉴의 축구는 지루할 수 있지만 무리뉴의 기자회견은 절대 지루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으로 돌아온 무리뉴의 까칠한 ‘혀’에 팬들의 시선이 쏠리는 것도 당연했다. 올 시즌 우승후보를 묻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의 대답이 기상천외했다. 지난 시즌 국내대회를 모두 휩쓸었던 맨체스터 시티, 유럽 챔피언 리버풀,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토트넘까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예상이다. 마지막이 무리뉴다웠다. 그가 꼽은 4번째 우승후보는 맨시티 B팀이었다. “웨스트햄전 때 맨시티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들만으로도 우승 경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당시 벤치를 지켰던 선수들은 아궤로, 베르나르도 실바, 오타멘디, 페르난지뉴, 칸셀루, 귄도간, 포든 등이었다. 맨유의 객관적인 전력이 맨시티 B팀보다도 못하다는 냉정한 평가였다. 무리뉴가 맨유를 저격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는 “드레싱룸에서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느끼는 게 매우 중요하다. 맨유가 챔피언은 되지 못해도 좋은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조언과 격려도 보냈다.

무리뉴의 개별 선수 평가도 눈길을 끌었다. 매과이어에 대해선 “바위처럼 단단했다”며 격찬한 반면 왼쪽 백 루크 쇼에 대해선 “매과이어가 왼쪽 커버를 많이 해야 할 것”이라며 경고를 보냈다. 래시포드와 마샬에 대해서도 “조직력이 더 뛰어난 팀들을 상대로 시즌 내내 꾸준함을 보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며 의문 부호를 남겼다. 프리미어리그 감독 데뷔전에서 대패를 당한 애제자 프랭크 램퍼드 첼시 감독에 대해서도 “맨유 원정이라면 좀 더 경험 있는 선수들을 기용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비록 그가 원했던 벤치는 아니지만 ‘해설가’ 무리뉴의 거침없는 입담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될 것 같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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