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 정인호 지사 묘비에 ‘한국인 특허 1호’ 명패 부착
1909년 8월19일 통감부 특허국에는 한국인이 개발한 말총모자가 특허로 등록된다. 특허 등록번호 ‘제133호’, 1908년 일본에 의해 국내에 처음 도입된 특허제도인 한국특허령이 시행된 후 최초로 등록된 한국인 특허였다. 말총모자 특허를 통해 ‘한국인 제1호 특허권자’로 기록된 인물은 경기 양주 출신의 독립운동가인 정인호(1869∼1945·사진) 애국지사다. 1908년 <초등대한역사>와 <최신초등소학> 등의 교과서를 저술하며 민족교육에 힘썼던 정 지사는 이후 자신이 등록한 특허를 활용해 사업가로 변신한다. 청량리에 공장을 차리고 모자와 핸드백, 셔츠 등 말총 제품을 만들어 일본과 중국 등에 수출했고, 그렇게 모인 돈은 상해임시정부로 보내져 독립운동 자금으로 사용됐다.
대한매일신보 1909년 8월24일자에 게재된 한국인 제1호 특허 말총 모자 광고. 특허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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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있는 정 지사의 묘비에는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이 새롭게 기록됐다. 특허청은 광복절을 앞둔 이날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과 한국인 최초 특허등록 110주년을 기념해 정 지사 묘소에서 추모행사를 열고, 묘비에 ‘한국인 제1호 특허권자’라고 선명히 새겨진 명패를 부착했다. 이 자리에는 정 지사의 후손들도 함께했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한국인 최초 특허권자인 정인호 애국지사가 독립운동에 헌신하며 우리 특허사에 남긴 이정표를 기념하기 위해 그 뜻을 기리는 행사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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