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3일 정부와 비공개 당정 협의를 갖고 내년도 예산을 최소 510조원 이상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은 530조원대 예산 편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우리나라 예산 469조원에 비해 최대 60조원 늘어난 규모다. 각 부처가 내년에 필요하다고 요청한 예산 규모 498조원에 비해서도 10조~30조원 이상 많다.
미·중 무역 전쟁과 일본 경제 보복 등 여파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이 급감해 세수를 쉽게 늘리기 힘든 상황인데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 지출을 급격히 늘리겠다는 것이다. 올해 국가 채무가 731조원에 이르고 사상 최대 규모의 재정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60조원대 예산 증액을 하려면 대규모 적자 국채를 발행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야당은 "재정 건전성은 전혀 고려치 않고 총선을 위한 '예산 퍼주기'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 등을 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 증가율을 올해 수준(9.5%) 이하로 맞춘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에선 "국가 채무 비율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지킬 필요가 없다" "재정 운용을 과감하게 해야 예산 투입 효과가 현실화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도 기존 '1조원+α'보다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지금 재정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엄중한 경제 상황에 대처하고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 의지가 예산을 통해 분명히 나타나도록 준비를 잘해달라"고 했다.
황대진 기자(djhwang@chosun.com);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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