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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김경수 재판 ‘가늠자’, 드루킹 2심도 징역형…“여론 왜곡은 중대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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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통령 선거와 2018년 지방선거에서의 댓글 조작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됐다. 3년 6월이 선고된 1심보다는 형량이 다소 줄었다. 특검팀은 앞으로 김 지사의 2심 공판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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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드루킹' 김동원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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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도 "댓글조작은 민주주의 저해"



2심 재판부는 댓글 추천 수를 조작한 행위에 대해 “건전한 여론 형성을 방해해 전체 국민의 여론을 왜곡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판단했다.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까지 댓글조작이 단순히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의 업무를 방해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에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본 것이다. 이 같은 재판부의 판단은 공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 지사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고법 형사4부(조용현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김씨의 항소심에서 댓글조작(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과 뇌물공여 등 혐의로 징역 3년의 실형을, 고 노회찬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5000만원을 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개발한 뒤 이를 통해 1억번 가까이 클릭 수를 조작한 혐의는 그대로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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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익범 특별검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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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댓글 순위 조작 범행은 2017년 대선과 2018년 시장 선거 등 국민이 직접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 상황에서 특정 정당과 후보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을 유도하기 위해 기계적인 방법에 의해 왜곡된 온라인 여론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경수 지사에게 직접 댓글 순위 조작 범행에 대한 대가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의 공직 임용을 요구했다”며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덧붙였다.



드루킹 6월 감형은 경합된 유사강간죄 탓



앞서 김씨는 성창호 부장판사가 맡았던 1심에서 댓글조작 등으로 징역 3년 6월을 받았다. 6개월이 감형됐지만 2심이 댓글조작에 대한 형량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생각했기 때문은 아니다. 이날 김씨가 자신의 아내를 유사강간한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된 탓이다.

댓글조작 범행이 일어난 시기와 아내를 폭행한 시기가 겹치기 때문에 원칙상으론 재판이 함께 진행됐어야 한다. 그러나 재판이 별도로 진행되면서 김씨가 아내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확정된 징역 2년까지 같이 이행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2심 재판부가 댓글조작 혐의의 형량을 조금이나마 줄여준 것이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1심과 형량이 똑같다.



특검 "김경수 지사 앞에서 시연한 둘리 증언 중요"



김 지사 앞에서 ‘킹크랩’을 직접 시연했다고 진술한 ‘둘리’ 우모씨는 항소가 기각되면서 원심의 징역 1년6월 판결이 유지됐다. 특검팀은 김씨보다도 우씨의 판결에 더욱 집중하며 재판을 지켜봤다. 댓글조작의 공범 관계에 관한 법원의 판단이 어떻게 나는지가 김 지사의 재판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우씨는 이달 22일 열릴 김 지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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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도지사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댓글 조작' 관련 2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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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심 재판부는 “김 지사가 댓글조작 범행 전반에 지배적으로 관여했다”고 판단해 김 지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경공모 아지트에서 있었던 ‘킹크랩’ 시연회에 김 지사가 참관했다는 점이 인정되면서다. ‘킹크랩’의 존재와 조직적 댓글조작을 알고 있었다면 공범으로 볼 수 있다는 게 1심의 판단이었다. 결과적으로 2심은 1심과 같은 이유로 우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유지했다.



'공모관계'에 달린 김 지사 운명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댓글조작이 심각한 범죄라고 판단한 것은 김 지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김 지사와 김씨 사이의 공모관계가 인정될지가 쟁점이다. 이날 재판부는 댓글조작이라는 범죄 행위 자체에 대해 판단한 것이지 김 지사의 공모 여부를 밝히진 않았기 때문이다. 김 지사의 변호인단은 ‘킹크랩’ 시연회를 보지 못 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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