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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서울대 청소노동자, 창문도 없는 한평 휴게실에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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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학교측에 사과 및 개선책 마련 요구
한국일보

지난 9일 서울대 한 청소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된 공과대학 제2공학관 직원 휴게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제공/2019-08-14(한국일보)


최근 서울대에서 근무하던 청소노동자가 교내 휴게실에서 숨진 것과 관련 학생들이 학교 측에 공식 사과와 함께 개선책을 요구했다.

서울대 학생 모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은 14일 선언문을 내고 “서울대는 고인을 비인간적인 환경에 방치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서울대 법인직원으로 전환된 청소노동자 A(67)씨는 지난 9일 낮 12시 30분쯤 서울대 공과대학 제2공학관 직원 휴게실에서 쉬던 중 숨졌다. 고인이 쉬던 휴게실은 계단 아래 마련된 간이공간이다. 에어컨이나 창문도 없다. A씨는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수술을 앞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고인께서 돌아가신 날, 서울의 낮 기온은 35도였다”며 “그렇게 더운 날 8,068평에 달하는 건물을 매일 새벽 출근해 쓸고 닦던 노동자에게 내어진 공간은 고작 한 평 남짓한 공간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67세의 고령 노동자를 고용하면서도 그토록 비인간적인 환경에 그를 방치한 것은 분명 사용자인 학교측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서울대는 학내 노동자들의 휴게 공간 실태를 전수 조사해 열악한 휴게 공간을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다음주 중으로 학내 노동자들의 휴게시설을 전수 조사할 예정”이라며 ”실효성 있는 업무 환경 개선을 위해 노조 측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 서울대 정문.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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