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9 (화)

울산 ‘친환경車 부품단지’ 놓고 발끈한 광주 노동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울산시, 모비스서 3300억원 유치 / 800명 채용 부품공장 조성 추진 / 광주형 일자리 참여한 한국노총 / “울산형 일자리는 비정규직 양산 / 나쁜 선례 될것… 당장 폐기” 촉구 / 친환경차 겹치자 “약속 파기” 주장

미래형 산업인 친환경 자동차 부품단지 조성을 놓고 광주와 울산지역 노동계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14일 광주시와 울산시, 노동계 등에 따르면 울산시는 지난달 현대자동차그룹 부품 제조의 최대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로부터 3300억원의 투자 유치를 했다. 내달 전기차 구동모터와 배터리 시스템을 생산하는 부품 전용 공장을 착공해 내년 7월 완공한다. 채용 인원은 800여명이다. 여기에 2∼3개의 대기업 투자와 연관기업 유치를 통해 이른바 ‘울산형 일자리’를 만들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울산형 일자리 창출에 광주지역 노동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광주형 일자리에 노동계 대표로 참여 중인 한국노총 광주지회(한국노총)는 “울산형 일자리를 당장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울산형 일자리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기존 자동차산업 종사자들의 고용을 위협하는 나쁜 선례라고 규정했다.

한국노총은 울산형 일자리의 인력채용 형태를 문제 삼았다. 현대모비스는 전국의 12개 공장 가운데 진천과 창원을 제외한 10곳이 비정규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울산형 일자리의 고용 형태는 100% 비정규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울산형 일자리가 상생형이 아니라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기존 자동차산업 종사자들의 고용을 위협하는 나쁜 일자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회 의장은 “울산형 일자리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불공정 일자리로 결코 상생할 수 없는 울산형 일자리에 결사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그토록 반값 임금을 가지고 광주형 일자리를 비난했던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일자리를 만든다는데 왜 가만히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반문했다.

광주지역 노동계는 광주형 일자리의 자동차공장에 들어서기로 한 친환경 부품단지 조성이 울산으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지난 1월 협약을 맺을 당시 광주형 일자리가 들어서는 빛그린산단에 친환경 부품 단지를 건립하겠다는 약속을 파기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광주형 일자리 자동차공장 합작법인은 설립 초기 내연기관차 공장에서 향후 친환경 전기차공장으로 전환할 예정인데 울산형 일자리가 공교롭게도 친환경차 부품 공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지역 노동계의 이 같은 친환경 부품단지 울산 선점에 대해 다소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친환경 차 부품공장은 완성차 공장 설립 이후에 반드시 광주에 들어오게 돼 있다”고 밝혔다. 이 부시장은 “광주형 일자리는 처음에 경형 SUV(스포츠형 다목적 차량)로 시작하지만 향후 친환경 차 등 파생모델을 염두에 두고 공장도 유연하게 설계가 될 것”이라며 “현재 법인 설립도 되지 않은 마당에 부품공장이 들어서는 구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