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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러시아 용병들, 중앙아프리카共서 신병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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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색채지우며 阿 영향력 확대 / 신흥재벌 프리고친이 자금 후원 / 대가로 다이아몬드 채굴권 확보

중앙아프리카공화국(CAR)에서 러시아의 존재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거리에는 ‘러시아: 당신의 군대와 손을 맞잡고’ 따위의 포스터가 붙어 있고, 지역 라디오에선 러시아 발라드곡과 러시아어 강의가 흘러 나온다. 신병들은 러시아산 무기·장비를 이용해 러시아어로 훈련을 받는다.

러시아가 아프리카 각국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중심에는 러시아 정부-신흥재벌-용병조직 간 삼각 고리가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가 아프리카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의 색채를 지우면서 중심적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이 야심찬 계획을 후원하는 인물은 러시아의 거물 외식사업가 예브게니 프리고친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지난 6월 프리고친이 연계된 기업들과 CAR, 수단, 마다가스카르 등 아프리카 국가의 협력관계를 담고 있는 전략 문건을 확보해 보도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셰프’(요리사)로 불리는 그는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에 자금을 대 미국 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CAR 신병 훈련을 맡고 있는 약 250명의 용병이 속한 다국적 민간 군사조직 ‘바그너’에도 자금을 지원한다.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때 처음 등장한 바그너는 이후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고 수단, 베네수엘라에서 친서방 반정부 시위 진압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사병(私兵) 보유를 법으로 금하고 있고 바그너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는 부인한다. 지난해 러시아 언론인 3명이 CAR에서 이뤄지는 바그너의 활동을 취재하던 중 피살된 일도 있었다. 하지만 CNN이 CAR에서 만난 한 용병은 “바그너로부터 돈을 받는다”며 “우리는 푸틴이 말하는 것이라면 뭐든 수행하는 전투원들”이라고 말했다. 포스탱 아르샹제 투아데레 CAR 대통령의 안보보좌역으로 일하며 군대 훈련 임무를 수행 중인 전직 러시아 정보장교 발레리 자카로프는 “옛 소련 시절 우리가 많은 나라에 존재했듯이 러시아가 같은 지위로 복귀하고 있다”면서도 “바그너는 여기에서 활동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CNN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자카로프는 지난해 7월 최소 한 차례 프리고친 회사에서 돈을 받은 적이 있다.

프리고친이 이 같은 활동을 돕는 대가로 얻는 것은 아프리카 지역의 막대한 천연자원이다. 투아데레 대통령은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과 다른 영역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으나, 프리고친의 회사는 최소 7곳의 다이아몬드 및 금광 채굴권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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