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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가짜뉴스 진원지는 대통령"… 경제학 박사 유승민의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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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우리 경제 기초체력 튼튼" 발언에 발끈한 유승민 / "대통령 주변엔 경제 아는 사람 없어" / "우리 경제 매우 허약하다"며 1997년 IMF위기 언급 / "文, 허풍과 착시 버려야"

세계일보

경제학 박사 출신 유승민(사진) 바른미래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언급하며 맹렬히 비판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매우 허약한 상태”, “대통령 주변에 경제전문가가 없다”는 등 꼬집으며, “대통령이 가짜뉴스를 퍼뜨린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나갔다.

유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 대통령이 만든 가짜뉴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전날(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튼튼하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제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펀더멘탈’을 ‘기초체력’으로 번역해가며 우리 경제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라며 “경제의 펀더멘탈(fundamental), 기초체력은 경쟁력, 즉 실력”이라고 했다.

이어 “뿌리를 땅에 단단히 내린 나무처럼 어지간히 모진 풍파가 몰아쳐도 쓰러지지 않고 견디는 힘”이라며 “미·중 간의 환율전쟁과 관세전쟁, 중국의 사드보복, 일본의 경제보복,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같은 외풍이 불어닥쳐도 견딜 수 있는 우리 경제의 실력이 바로 펀더멘탈”이라고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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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유 의원은 “펀더멘탈, 기초체력이 강한 경제, 이것은 우리 모두의 희망”이라며 “그런 경제라야만 국민들에게 좋은 일자리와 소득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제 기초체력의 가장 정확한 척도는 잠재성장률(성장잠재력)”이라며 “이 잠재성장률이 1990년대 이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7년 IMF위기 이후만 보더라도 정권이 바뀌는 5년마다 1%p씩 잠재성장률은 추락해왔다”라며 “마치 한국경제의 어두운 미래를 카운트다운 하듯이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5→4→3→2... 이렇게 추락해왔다”고 했다.

유 의원은 “이대로 가면 1%대, 0%대의 잠재성장률에 곧 진입하게 되고 머지않아 마이너스로 추락할 거라는 게 대다수 경제학자들의 공통된 전망”이라며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매우 허약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처한 현실이 이러한데, 대통령은 누구로부터, 무슨 보고를 받았길래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큰 소리를 치는가?”라고 호통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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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유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주변에는 경제를 아는 사람, 경제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사람이 없다”라고 꼬집으며, “그저 내년 예산을 몇 십조원 더 쓸까만 궁리하는, 영혼도, 지혜도, 경험도 없는 근시들이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불행이고, 한국경제의 불행”이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전날 대통령이 무디스(Moody's), 피치(Fitch)가 발표한 신용등급을 근거로 “기초체력은 튼튼하다”고 말한 점을 두고 “내 눈을 의심했다”라며 1997년 IMF 구제금융을 받기 바로 전까지 무디스, 피치, S&P가 어떤 신용등급을 매겼는지 기록을 찾아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에겐 조기경보 능력이 없다”면서 “대통령은 경제위기를 가짜뉴스로 배척할 게 아니라, 위기의 진실을 직시하고 위기를 막아야 할 자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유 의원은 이어 “대통령은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허세를 부릴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기초체력을 더 키울지 해법을 제시해야 할 자리”라며 “그 해법은 기업과 산업이며, 결국은 사람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세금만 펑펑 쓴다고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해지는 게 아니다”라며 “광복 74주년을 하루 앞두고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가 됐는가?”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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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의원은 “경제와 안보는 나라의 기둥인데, 보수와 진보 누가 정권을 잡든 5년마다 1%p씩 기초체력을 까먹는 이 기막힌 현실을 직시하고, 이 늪에서 한국경제를 건져내는 방법을 찾아 나서자”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은 이 경고와 제안을 가짜뉴스라고 하지 않길 바란다”라며 “‘기초체력이 튼튼하다, 평화경제로 일본을 단숨에 따라잡는다,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허풍과 착시야말로 국민을 위험으로 내모는 진짜 가짜뉴스”라며 글을 맺었다.

한편, 13일 문 대통령은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엄중한 경제 상황에 냉정하게 대처하되, 근거 없는 가짜뉴스나 허위정보, 과장된 전망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튼튼하다”라며 “무디스에 이어 피치에서도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일본보다 2단계 높은 ‘AA-’로 유지했고 안정적 전망으로 평가했다”고 언급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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