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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무섭고 지쳤었다”…일부 홍콩 시위대, 공항 이용객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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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4일 새벽 홍콩국제공항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진압경찰 이 충돌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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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홍콩 시위대가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해 이틀 연속 마비시킨 일에 사과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홍콩 시위에 참여한 한 단체는 14일(현지시간) 온라인에 성명을 올리고 공항 이용객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홍콩 경찰의 폭력 대응으로 대중 시위를 하는 일이 더는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해 공항을 집회 장소로 선택했다"고 공항을 점거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수개월 간 계속된 저항에 우리도 지쳤다. 무섭고 화도 났다"며 "하지만 항공편 취소와 여행 변경 등은 우리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시위대 가운데 일부는 경찰 대응에 쉽게 동요해 지난 13일 밤 과잉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실수였다. 우리도 실수를 통해 배우겠다"며 "홍콩인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원하고 있다. 우리의 어려움을 이해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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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해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한 시위대가 13일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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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는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해 업무 마비 사태를 일으켰다. 1차 점거로 14시간 동안 중단됐고, 13일 오후 또다시 홍콩 시위대가 몰려들어 같은 날 오후 4시 30분부터 출국장이 폐쇄됐다. 이로 인해 이틀간 580여편의 항공편이 취소되고, 체크인 업무가 중단돼 공항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13일 밤에는 시위대와 홍콩 경찰 사이에 무력 충돌이 벌어져 부상자도 발생했다. 시위대가 한 경찰의 곤봉을 빼앗자 경찰이 시위대에게 권총을 겨누는 장면도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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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기자로 밝혀진 푸 구오하오 (Fu Guohao)가 지난 13 일 밤 홍콩 국제공항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대에 손이 묶인 채 억류되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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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시위대가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 기자 등 중국 본토인 2명을 억류하기도 했다. 경찰은 관광객과 취재진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시위참가자 5명을 공항에서 체포했다. 중국인 기자 억류와 관련해 중국 당국은 14일 "테러리스트의 폭력 행위와 다를 바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며 중국군 개입 가능성도 제기됐다. 위성 사진에서는 홍콩 접경 지역인 중국 광둥성 선전에 중국 무장경찰이 탄 장갑차와 물대포 등이 속속 집결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홍콩국제공항은 14일 정상을 되찾은 상태다. 홍콩 법원은 시위대의 공항 점거 시위와 관련해 임시 명령을 발부했다. 임시 명령에 따라 공항 내 시위는 터미널 도착장의 양쪽 끝 출구 옆 두 곳에서만 허용된다. 공항 측은 시위대가 임시 명령을 어기고 시위를 벌이거나 방조, 교사하는 사람은 '법정 모독' 혐의를 적용받아 징역형이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시위대 지도부는 당분간 공항에서 시위를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위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며 대규모 도심 시위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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