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경은 안지키면서 한국 지켜줘… 대일 무역적자 780억달러에 달해”
한일 지목하며 방위비-통상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모나카에 있는 셸 석유화학단지를 방문해 ‘미국의 에너지 지배와 제조업 부흥’을 주제로 연설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정부 들어서 우리는 계속 미국을 진정 최우선에 두기 위해 맞서 싸우고 있고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각해 봐라. 우리는 자국 국경은 지키지도 않으면서 한국의 국경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 이민자들을 막기 위한 미국의 국경장벽 건설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주한미군 사례를 들었지만, 한국을 지켜주고 있다는 언급으로 최근 이어진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간접적으로 압박한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동맹국들이 적보다 미국을 더 이용해 먹고 있다”며 일본을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대일본 무역) 적자가 780억 달러(약 95조 원)나 된다. 수년간 우리는 이런 국가들에 손해를 봤다. 솔직히 말해 우리는 동맹과의 무역에서 가장 손해를 많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단지 일본만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동맹국들(allies)’이라고 복수형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한국도 같은 범주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뿐 아니라 한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도 제기해왔기 때문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거대한 (무역) 적자가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이 국가들은 군수품 등을 비롯한 우리 물건을 사고 있다. 또 미국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지에 자동차공장도 짓고 있다. 무역 적자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동맹국들을 상대로 방위비 부담, 무역 압박 등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건설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날 연설을 두고 워싱턴포스트는 “한 시간이 넘는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리 준비한 연설문에 즉흥적인 발언들을 섞어가며 지역 유권자들의 불만사항을 나열하고 이들의 비위를 맞췄다”며 사실상 선거 유세였다고 지적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