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높아지는 홍콩]글로벌기업들 컨틴전시플랜 가동
당장 홍콩 철수 계획은 없지만 사태악화땐 이전도 고려할듯
두달새 증시 시총 262조원 감소
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각국 대기업들은 회의와 각종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직원들에게도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미 블랙록은 다음 달 예정이던 공개 행사를 내년 2월로 미뤘다. 약 2000명의 홍콩 직원을 보유한 프랑스 보험사 악사도 재택근무 및 조기 퇴근을 권고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직원들에게 여행 및 안전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미 씨티그룹과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일부 지점을 폐쇄했다.
이들 대부분은 당장 홍콩을 떠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태가 악화돼 직원 및 고객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생기거나 전력 중단 등 사태로 이어지면 회사 인력 및 핵심 자산의 홍콩 밖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 출장을 전문으로 하는 미 여행업체 ATG 비즈니스트래블 관계자는 WSJ에 “반중 시위 이후 고객들에게 홍콩 방문이 안전하다고 했지만 시위대의 공항 점거 이후 ‘방문 연기’를 권유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7월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감소했다.
계속된 시위로 인한 자금 이탈도 가속화하고 있다.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6월 1일 4조159억 달러(약 4875조 원)이던 홍콩 증시 시가총액은 이날 3조7999억 달러(약 4613조 원)로 262조 원 넘게 줄었다. 특히 홍콩국제공항은 홍콩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기여도가 약 5%일 정도로 홍콩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상당한 악영향이 예상된다. 홍콩 둥팡(東方)일보는 여행객 소비까지 합하면 공항의 GDP 비중이 8%에 달하며, 이번 사태로 최소 10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추산했다.
14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시위대의 공항 점거로 항공편 운항이 취소되자 자국민을 데려오기 위해 별도 항공기를 급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