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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매일 100개씩 그린 肖名畵… 창작에 큰 힘 얻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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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아시아프 시상식… 아시아 청년 작가 600명 참여

곱게 자란 첫째 딸이 미술대학에 입학한 뒤부터 부모의 시름은 깊어졌다. 올해 '아시아프'에 유화 '곱게 자란 아이' 등을 출품해 'DDP 어워드'를 받은 이목하(23·세종대 재학)씨는 "큰 풍파 없이 크긴 했으나 하나의 이미지로만 정의 내릴 수 없는 청년의 모습을 그렸다"며 "생계를 유지하려면 번듯한 직업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걱정하시던 부모님이 이번 수상으로 한시름 놓으실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간 세 차례 응모했으나 올해 처음 출품 자격을 얻어 큰 상을 거머쥔 이씨는 "올해부터 직접 지은 필명을 쓰고 있다"며 "앞으로는 나 스스로 나를 만들어가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조선일보

올해의 '아시아프' 수상자들. 왼쪽 맨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조민정, 허지현, 김한기, 민우기, 우병진, 김혜진, 홍승희, 이목하, 임솔몬, 한윤진, 김혜영 작가. 김은신 작가는 해외 체류 중이라 불참했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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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청년 작가 축제 '아시아프' 시상식인 '2019 아시아프 프라이즈'가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렸다. 조선일보사와 서울디자인재단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올해 행사는 총 600인의 아시아 청년 작가가 참여해 작품 1000여 점을 선보였다. 최고상은 2명에게 주어졌다. 'DDP 어워드'는 이목하, '조선일보 어워드'는 임솔몬(24)씨가 각각 상금 200만원과 함께 수상했다. '아시아프 프라이즈' 본상(상금 100만원)은 김혜진(32·홍익대 대학원 재학), 한윤진(23·동덕여대 재학), 허지현(23·중앙대 대학원 재학), 조민정(32·성신여대 대학원 재학)씨가 받았다.

특히 관람객의 이름을 초상화로 그려주는 퍼포먼스를 벌인 임솔몬씨의 경우 전시장의 인기가 남달랐다. 이날도 이른바 '초명화(肖名畵)' 퍼포먼스 복장 차림으로 시상식에 나타난 임씨는 "하루에 100번 이상 그림을 그려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향후 창작 활동에 큰 동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번 '아시아프' 1차 심사는 71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했고, 평면·입체 분야의 경우 작가 1인당 심사위원 8명이 배정됐다. 이 중 동양화 작품으로 심사위원 8명 전원에게 A+ 점수를 받은 김혜영(24·덕성여대 졸업)씨는 '아시아프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씨는 "그림이 잘 안 풀리면 제가 낳은 자식임에도 미울 때가 있는데 이번 수상으로 '내 자식이 잘 크고 있구나'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만 36세 이상의 작가가 참여하는 '히든아티스트 프라이즈' 부문은 올해 처음 5명으로 수상자를 늘려 김은신(39·미국 뉴햄프셔대 대학원 졸업), 김한기(40·홍익대 대학원 수료), 민우기(38·홍익대 대학원 수료), 우병진(37·계명대 졸업), 홍승희(43·한양사이버대 재학)씨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 김종학 화가는 "전반적으로 표현 방식이 다양해진 데다 회화 부문에서 재현 능력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도 엿볼 수 있어 좋았다"고 평했다.

이날의 수상자 외에도 우수 작가 20명을 따로 선발해 내년 1월 서울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리는 단체전 '아시아프 애프터'에 초청한다. 초청 명단은 조만간 홈페이지에 발표된다. '아시아프'는 오는 18일 폐막한다.



[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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