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공사용 승강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강원 속초시 조양동의 아파트 공사 현장은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지상 31층 242가구 규모인 아파트는 오는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막바지 공사로 분주해야 할 현장에서는 근로자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14일 오전 승강기 추락 사고로 3명이 숨진 강원도 속초시 조양동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무너져내린 구조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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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사 현장에선 이날 오전 8시 28분쯤 공사용 승강기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강기에 타고 있던 변모(38)·함모(35)·원모(23)씨 등 3명이 숨지고, 지상에서 작업하던 또 다른 변모(35)씨가 중상을 입었다. 숨진 변씨와 중상을 입은 변씨는 형제 관계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상에서 45m가량 떨어진 15층 높이에서 철거 작업을 벌이다가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 지상에서 작업 중이던 중앙아시아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 2명이 찰과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바로 자취를 감췄다.

공사 관계자는 "공사용 승강기는 상층부부터 철거가 이뤄지며, 승강기를 타고 한 층씩 내려오며 지지대를 철거한다"면서 "숨진 변씨 등은 이날 사고 승강기에 탑승해 20층부터 철거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변씨 등 숨진 3명은 이날 승강기에 탑승한 채 해체 작업을 벌였으며, 변씨의 동생은 지상에서 작업하다 추락하는 구조물에 깔린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안전관리 소홀을 꼽았다. 공사용 승강기는 건물 외벽에 고정된 레일을 오르내리며 작동한다. 승강기 설치·철거 전문 업체인 DSI 임운순 대표는 "사고 건물 외벽에 레일 지지대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레일을 서로 고정하는 볼트가 풀리거나 제대로 고정돼 있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승강기 설치 업체를 30년간 운영했지만 이런 사고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경찰도 부실한 안전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승강기에 적재 하중 이상의 구조물이 실렸을 여부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은 이날 사고 현장을 찾아 공사용 승강기를 지지하고 있던 구조물의 이상 여부, 승강기 기계 결함, 운행 조작 문제 등에 대한 감식을 벌였다.

[속초=정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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