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판해온 쿠오모, '프레도'라 부른 행인과 말다툼
프레도는 이탈리아선 모욕적 말
평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온 CNN의 간판 앵커 크리스토퍼 쿠오모(49·사진)가 '프레도'라는 단어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 시각) 쿠오모는 뉴욕주 롱아일랜드 해변 지역 셸터 아일랜드에서 행인과 크게 말다툼했다. 행인이 이탈리아계인 쿠오모를 '프레도'라고 부른 것이 발단이 됐다.
프레도는 영화 '대부'(The Godfather)에서 마피아 두목 비토 코를레오네의 둘째 아들로 나약하고 자신감이 없으며 주색잡기에 여념이 없는 인물이다. 이를 쿠오모는 "이탈리아 사람에게는 N으로 시작하는 말(니그로)과 같은 모욕"이라며 화를 냈다. 행인은 처음에는 "합리적인 사람이 왜 이러느냐"고 했지만, 쿠오모가 "당신을 계단에 던져버리겠다"며 계속 화를 내자 "네 이름이 프레도인 줄 알았다"며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두 사람이 다툰 장면을 담은 영상이 이튿날 한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에 올라왔다. 900만명 이상이 이 영상을 보고 찬성과 반대 댓글이 소셜미디어에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쿠오모는 트위터에 '내 화를 돋우는 사람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점을 깨달았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통제력 잃은 짐승처럼 말했다"고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쿠오모의 발언은 최악으로 그처럼 말하는 것은 어떤 사람도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며 "당신들은 내가 그렇게 말한 것을 본 적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또 트위터에 '보수주의자가 쿠오모가 미친 듯이 말한 것의 일부라도 말했더라면 가짜 뉴스에 의해 파괴됐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재선 캠프는 아예 '미친 프레도'라는 문구와 쿠오모의 사진을 인쇄한 티셔츠를 만들어 34달러에 판매 중이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진실은 상처를 입었고, 그는 완전히 패배했다. 이 티셔츠를 구매해 쿠오모를 약 올리자'고 적혀 있다.
정작 이탈리아 언론에서는 별 반응이 없다.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관계자는 "프레도라는 단어는 (미국 언론에 보도된 것 같은) 네거티브한(부정적) 의미는 없다"고 전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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