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검 냄새 맡아 트라우마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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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모두 다 찾아서 귀국해야 했는데, 한 분을 찾지 못하고 복귀하게 돼 죄송합니다.”
부창용 소방령의 말에 구조대원들이 모두 고개를 떨궜다. 지난 13일 정부세종2청사 브리핑룸에서다. 이들은 지난 5월29일 발생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때 현장에 파견된 소방청 국제구조대원들로, 이 자리는 합동인터뷰를 위해 마련됐다.
24명의 구조 전문 요원으로 꾸려진 국제구조대는 수상 수색 410번, 수중 수색 14번, 공중(헬기) 수색 86번을 통해 18명의 주검을 수습했다. 하지만 끝내 실종자 한 명은 찾지 못하고 지난달 30일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과 헝가리 정부가 수색 기간을 두 차례에 걸쳐 연장했지만, 지난달 28일로 합동 수색을 끝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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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원들은 구조활동 중 어려웠던 점으로 다뉴브강의 탁도와 유속을 꼽았다. 박성인 소방장은 “강물이 탁해서 수중 랜턴을 비추고도 시야가 50㎝ 정도나 나올까 말까였다. 시야 확보가 안 돼서 손으로 더듬어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며 “수심은 8m 정도지만 유속이 빨랐다. 물살이 센 쪽으로 벗어나면 주체하지 못하고 날아갈 정도였다”고 수중 수색 상황을 전했다. 구조대원들은 강변을 수색할 때는 강가의 모기와 벌, 뱀 등에 시달리기도 하고, 인양된 선체에서는 젖은 선박 배터리에 감전될 뻔한 위기도 넘겼다.
김승룡 소방정은 “임무 수행을 하는 두 달 동안 실종자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오랜 시간 그 생각에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후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도 고백했다. 김 소방정은 “주검을 발견하면 저희가 한국인인지 아닌지 가까이서 확인한다. 그러면 주검 냄새를 많이 맡게 된다”며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비슷한 냄새가 나면 어디에 뭐가 있는지 찾아보게 된다. 그때(구조 활동 당시) 생각이 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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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원들은 트라우마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소방정은 “이번 임무 수행 뒤에 4박5일 치료프로그램을 이수했는데 그게 상당히 도움이 됐다”면서도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트라우마에 노출된 직원을 정기적, 지속적으로 다년간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외 출동뿐만 아니라 국내 대형 재난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이 지속적으로, 퇴직 뒤까지 치료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헝가리 정부는 오는 19일까지 남은 실종자에 대한 수색을 계속할 예정이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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