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3 (수)

[단독]LG "맥주제조기 마케팅 허가해달라"…정부에 SOS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달초 산업통상자원부에 'LG홈브루' 규제샌드박스 신청

주세법상 주류판매허가 없는 LG전자의 '시음 행사' 불가

뉴스1

송대현(왼쪽) LG전자 H&M사업본부장 사장과 김정태 LG전자 한국B2C그룹장 전무가 지난 7월 16일 서울 중구 영국대사관에서 LG전자 수제맥주제조기 'LG홈브루'를 선보이고 있다. LG 홈브루는 캡슐과 물을 넣으면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맥주제조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한다. 2019.7.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지난달 국내 첫 캡슐형 수제 맥주제조기 'LG 홈브루'(LG HomeBrew)를 출시한 LG전자가 정부에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했다. 현행법상 LG전자는 주류판매 면허가 없어 '시음행사' 같은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없는데,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임시허가를 받은 뒤에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초 산업통상자원부에 수제 맥주제조기 'LG 홈브루'에 대한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했다. LG 홈브루는 LG전자가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 2019'에서 처음 공개한 제품으로 캡슐과 물만 넣으면 자동으로 맥주를 만들어주는 신개념 가전제품이다.

규제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의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시켜주는 제도를 일컫는다. 놀이터 모래밭(sandbox)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모래놀이를 하는 것처럼 현행 법령이나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신산업 분야의 제품과 서비스 출시를 앞당기기 위한 취지로 지난 1월17일부터 시행됐다.

현재 규제샌드박스는 국무조정실이 총괄하고 있으며 제품 및 서비스 유형에 따라 '산업융합형'은 산업통상자원부, 'ICT 융합'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담한다.

제품 유형에 맞춰 LG전자는 이달초 산업부에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했으며 본격적인 검토를 앞두고 있다. 통상적으로 규제샌드박스 신청 후 최대 두달간의 내부 검토를 거쳐 허가 여부가 결정돼 이르면 9월, 늦어도 10월 안에는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달초 LG 홈브루 제품과 관련해 정부에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한 것은 맞다"면서도 "정부가 검토를 해야 하는 사항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도 "LG전자가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LG전자가 LG 홈브루 제품으로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한 것은 주류판매허가가 없는 사업자의 주류판매 및 시음행사 등을 금지하는 '주세법'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LG전자는 지난 7월 16일 서울 중구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출시 행사를 열었는데, 행사 장소로 대사관을 선택한 것도 한국 주세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치외법권'이라 시음행사를 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행사에 참석한 송대현 H&A사업본부장 사장도 "우리는 술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하드웨어 업체라서 맥주라는 음료를 판매할 수가 없다"면서 "맛을 보여주지 못하고 제품을 팔아야 하는 부분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실제 제품을 판매하는 베스트샵이나 대형 가전양판점에서도 LG 홈브루로 제조된 맥주를 마셔보는 시음은 현재 불가능한 상태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지난달부터 LG 홈브루 본격 판매를 개시하고도 이렇다할 마케팅을 하지 못했다. 일시불 기준 제품 가격이 399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가전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하지 못하고 '입소문'에만 의존해 구입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LG전자가 '임시허가'를 받게 될 경우 국내에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LG 홈브루 시음행사 같은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가전제품으로 야심차게 수제 맥주제조기를 내놨지만 현행법상 판매 활동에 제약이 생겨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라며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정부의 임시허가 승인을 받으면 고객들이 직접 제조된 맥주를 맛보는 등의 행사도 열 수 있어 마케팅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

지난 7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모델들이 수제맥주 제조기 'LG홈브루'를 선보이고 있다.2019.7.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ho218@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