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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동해까지 와 악영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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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철희 , 이의진 인턴 기자] [the300]"해류 움직임 따라 동해 올 가능성 높아 … 생태계에 미칠 장기적 악영향도 고려해야"

머니투데이

【도쿄=AP/뉴시스】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지 오는 11일로 꼭 5년이 된다. 사진은 지난 2014년 2월 10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원자로 주변에 오염수를 보관하는 원통형의 탱크들이 즐비하게 세워져 있는 모습.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5년이 경과했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매일 400t에 이르는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도쿄 전력은 현재 10m 높이의 강철 탱크 안에 오염수를 저장하고 있지만 용량에 한계가 온 상태다. 2016.03.08. / 사진제공=뉴시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할 경우 우리 동해에도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숀 버니 수석전문가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대표의원 우원식) 공동 개최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에 한국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카나자와, 후쿠시마, 히로사키 대학 연구진의 연구를 인용해 “후쿠시마에서 오염물질이 나왔을 때 태평양에서 어떻게 동해로 돌아오게 될지는 매우 명확하다”며 동해 방사성 물질 농도 증가 위험을 경고했다.

그는 “후쿠시마 거주민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인에게 방류 혜택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모두에게 손실을 미치는 결정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자명하다”고 말했다.

버니 수석이 인용한 일본 3개 대학 연구에서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사고 때 태평양에 방류한 오염수가 일본 해안 해류를 타고 동중국해까지 이동한 뒤 구로시오 해류‧쓰시마 난류를 타고 동해로 유입됐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2015‧2016년 동해 세슘137 농도는 3.4Bq/m3를 기록해 사고 전(입방미터당 1.5Bq)보다 2배 증가했다.

이날 간담회 패널로 참석한 최경숙 시민방사능 감시센터 간사는 “2017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우즈홀 해양연구소 발표를 보면 후쿠시마 사고 지점에서 100km 떨어진 지역의 모래·지하수 세슘 농도가 더 높았다”며 오염수 방류 시 이 같은 ‘생물학적 농축’이 가속화될 것을 우려했다.

버니 수석 역시 2016년 후쿠시마 인근 해양 조사 사례를 들어 “당시 사고 지점에서 떨어진 곳에서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발견됐다”며 “원전에서 바로 나온 게 아니라 지하수나 강물이 이동하는 생태계 흐름에 따라 이동한 방사성 물질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후쿠시마 앞바다 해양 생태계에는 오염수 유출이 실질적 피해를 주고 있다”며 “추가로 대량 방류한다면 동해까지 오면서 희석된다 해도 생태계 전반에 장기적으로 악영향 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국제폐로연구개발기구는 2014년 6월 “주변 환경에 방출하는 것이 저준위 삼중수소 오염수를 처리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대안이 없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방류라는 논리다.

버니 수석은 “도쿄전력은 ‘2022년 여름이면 발전수 부지 안에 저장탱크를 더 설치할 공간이 없다’고 밝혔는데, 이는 오염수를 방류하기 위한 그들의 논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오염수 저장소 증설은 기술적·물리적으로 가능하다”며 “아베 내각의 정치적 결단만 필요할 뿐”이라고 했다.

버니 수석은 “지금 일본정부, 도쿄전력, 후쿠시마 지자체가 앞으로 40년 내 모든 방사성 물질을 후쿠시마 내에서 빼낸다는 데 동의한 상황”이라며 “물탱크로 100년 이상 장기저장해야 하는 상황인데 40년으로 끝내겠다는 불가능한 목표를 내 건 것은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이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출한다면 이는 선진문명국가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조철희 , 이의진 인턴 기자 samsar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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