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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영섭 기자 = 책은 인공지능 시대, 인터넷 시대가 고도화되면서 새로 생긴 일 또는 직업군 '고스트 워크'(GHOST WORK)를 다룬다.
책은 고스트워크를 '대다수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웹사이트, 인공지능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투입되는 인간 노동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으며, 사실 의도적으로 감춰진다. 이렇게 불분명한 고용분야를 고스트워크로 정의한다'라는 글로 시작한다.
잘 와 닿지 않는 이런 정의는 실례로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 사이트에서 외설적인 글과 사진 같은 유해 콘텐츠를 신속히 제거하는 작업(인공지능은 아직 이런 일을 완벽히 하지 못한다), 우버사이트에서 등록된 운전자와 방금 신청한 운전자가 동일한 인물인지 가려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 소득세신고서를 고쳐주고,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번역하거나 자막을 넣은 작업들…. 인간 판단이 개입되는 영역은 인공지능이 발달해도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런 일을 하는 이들이 코스트워크다. 인공지능이 아직은 도달할 수 없는 인간적 영역의 분야를 거대 네트워크 속에서 실시간으로 처리해주는 노동자들이 고스트워커인 셈이다.
이는 '자동화 최종단계의 역설'이다. 인간 노동을 없애려는 요구가 커질수록 인간을 위한 일이 항상 새로인 생기기 때문이다. 갈수록 까다롭게 확대되는 네트워크상 요구에 인공지능이 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투입돼야 한다. 그래서 고스트워크는 증가할 여지가 크다.
이런 작업은 아마존 같은 거대 기업의 하청을 받은 새로운 기업들이 온라인에서 노동자를 수시로 채용하면서 작업이 진행된다. 이는 API가 있어 가능하다. 모든 컴퓨터 시스템을 읽는 체계가 그것이다.
결국 온디멘드(on-demand) 노동 플랫폼은 오늘날의 온라인 업체들에 인간의 노동과 인공지능이 결합된 방식을 제공하면서 고스트워크를 담당할 눈에 안보이는 대규모 인력풀을 창출했다.
미래의 직업에는 수요에 따라 서비스와 노동을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가 될지도 모른다. 그럴 경우 그런 방식의 노동을 본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경험과 의미가 어떻게 재편되는지에 관심을 기울여서 조심스럽게 관리하지 않는다면, 의도치 못했던 처참한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노동자들은 이미 출현한지 오래됐고 규모도 상당하다. 퓨리서치센터에서 내놓은 최적의 추정치로는 오늘날 고스트워크에 몸담은 사람들이 2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고스트워크에 대한 기대도 있다. 언제 누구와 함께 일할지, 어떤 일을 맡을 지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결정하고, 재택근무가 가능해 가족 가까이에 머물수 있다.
책은 인류학자와 컴퓨터공학자가 고스트워크 노동자 200여명을 현장에서 인터뷰한 결과 등을 토대로 이들의 일, 시장상황, 이들의 미래를 분석한다.
네트워크 기업, 미래학자, 노동전문가 등이라면 이 책을 흥미롭게 읽을 듯하다.
◆고스트워크 / 메리 그레이·시다스 수리 지음 / 신동숙 옮김 / 한스미디어 / 1만8000원
sosab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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