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이 있어야 바르게 자란다"…어린이 260명과 임시정부 찾아
"백원 한푼이라도 해주고 싶어"…골프교육·실종어린이 찾기도 분주
제74주년 8.15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중국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를 방문한 김명환 덕신하우징 회장이 독립유공자 후손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덕신하우징 제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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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뉴스1) 최동현 기자 = "제가 애국자인지 멍청한 기업가인지 모르겠지만, 성장이 중요합니다. 꿈나무들에게 단돈 백원 한 푼이라도 해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74주년 8·15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가 보존된 중국 상해를 찾은 김명환 덕신하우징 회장(68)은 어린이를 "꿈나무"라고 불렀다.
김 회장은 무일푼으로 세계 1위의 건축용 자재 데크플레이트 기업을 일군 '자수성가 신화'로 불리는 인물이다.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나 머슴살이를 하며 일을 배웠던 김 회장은 현재 연 매출 140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중견기업을 쌓아 올렸다.
가난에 대한 한(限) 때문이었을까. 어린이와 교육에 대한 김 회장의 애착은 유별나다. <뉴스1>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260명의 꿈나무와 중국 상해를 찾은 김 회장을 만났다.
◇상해 임시정부 찾은 김명환…"애국심 가져야 바르게 자란다"
"어린이의 꿈은 나라를 먹여 살립니다. 애국심을 가진 어린이가 바르게 자랍니다"
이날 중국 상해의 한 식당에서 만난 김 회장은 '애국'과 '교육'을 몇번이나 강조했다. 그는 독립유공자 후손 15명과 전국에서 선발한 사회 소외계층 학생 250명과 함께 중국 상해를 찾았다. 그가 입은 흰색 반소매 티에는 '광복절 상해 역사문화탐방' 글귀가 선명했다.
역사문화탐방은 김 회장의 확고한 교육철학과 국가관에 따라 덕신하우징이 6년째 이어오고 있는 애국 사회공헌 사업이다. 지난 2013년 백두산 천지 탐방을 시작으로 2014년에는 독도에서 광복음악회도 개최했다.
김 회장은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전세기 2대를 통째로 빌렸지만 "원래는 중국 세기광장에서 K팝 가수들과 중국 인기 가수들을 초청해 '한중합작 상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광복음악회'를 열고 싶었는데, 중국 당국의 허가가 나지 않아 아쉽다"고 오히려 미안함을 전했다.
어린이에 대한 김 회장의 애착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1951년 1월 충남 홍성군 한 마을에서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3남 3녀 중 넷째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만석꾼 밑으로 들어가 머슴살이를 하며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다.
건축자재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25살 때였다. 서울로 상경해 '동신상사'에서 일을 배운 김 회장은 1980년 덕신하우징의 모태인 '덕신상사'를 설립했다. 서울 마포구 난지도 쓰레기 처리장에서 고철을 줍고, 창업자금을 모으려고 밥값을 아끼다가 영양실조와 늑막결핵까지 얻었다.
피땀으로 일군 덕신하우징은 오늘날 데크플레이트 업계 선두주자로 우뚝 섰다. 2007년 데크플레이트 시장에서 업계 선두권에 진입한 뒤 지난해 점유율 25%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김 회장은 "선생님 집안에서 교직원이 나고, 판사 집안에서 판사가 난다"며 "이 나라를 짊어질 꿈나무인 어린이들이 단지 가난하다는 이유로 바르게 성장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이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생들과 함께 임시정부 청사 앞에 선 김 회장은 "꿈나무들이 100년 전 선열의 독립운동을 보고 애국심이 솟아나길 바란다"며 "'어떻게든 잘살아 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돌아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라고 울먹였다.
제74주년 8.15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덕신하우징 주최로 '광복절 상해 역사문화탐방'을 나선 독립유공자 후손 어린이들이 중국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를 찾아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2019.8.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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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교육·실종어린이찾기도 분주…김 회장의 '어린이 사랑'
김 회장의 '어린이 사랑'은 역사문화탐방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의 국민연금은 한 푼도 남김없이 소년소녀가장의 생활비로 쓰이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5년 넘게 어린이 골프대회를 열며 '제2의 박세리'를 키워내고 있다. 과거 원자재 가격이 폭등해 영업 손실이 났을 때도 김 회장은 "꿈나무를 실망시킬 수 없다"며 골프 대회 개최를 결단하기도 했다.
부모를 잃은 어린이를 찾는 일에도 열성이다. 김 회장은 수년 전부터 전용차에 '실종어린이 전단지'를 부착하고 다니고 있다. 회장이 모범을 보인 덕에 임직원들도 저마다 차량에 실종아동어린이 전단을 붙이고 홍보에 나섰다. 회사 사옥에는 실종어린이를 찾는 대형 플래카드가 1년 내내 걸려있다.
김 회장은 "덕신하우징이 만드는 모든 홍보물은 물론, 메모지 한 장을 만들어도 실종어린이 사진을 붙이고 있다"며 "경찰청과 함께 몇 년째 어린이를 찾고 있는데 아직 성과가 없어 안타깝다"고 말끝을 흐렸다.
김 회장은 최근 소년소녀가정을 후원하는 '무봉 장학재단'까지 설립하며 어린이 사회공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사명을 하는 것뿐"이라며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제가 고철을 모아서 사업을 일궜습니다. 많이 배우지 못해도 성공한 것은 제가 열심히 한 것보다 사회가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고 바르게 교육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한 우물을 파고 있습니다"
제74주년 8.15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중국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를 방문한 김명환 덕신하우징 회장이 독립유공자 후손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8.14/뉴스1© 뉴스1 최동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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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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