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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금)

文 경축사 "평화경제에 모든 것 쏟아붓겠다"...비판론엔 "이념 사로잡힌 외톨이 되지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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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내 평화경제 구축해 통일로 광복 완성할 것"
"평화경제, 북과 대화·협력 계속해가는 데서 시작"
"최근 北 몇차례 우려스러운 행동에도 대화 분위기 흔들리지 않아⋯평화프로세스 성과"
"'北 미사일 쏘는데 무슨 평화경제냐' 말하는 사람 있어...이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전문가들 "北도 나름의 경제모델 있는데...일방적으로 도움주겠다는 것 공감 얻을지 의문"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74주년 경축사에서 "임기 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하고 그 토대 위에서 평화경제를 시작해 통일을 향해 가겠다"며 남북 평화경제 구축을 통한 통일을 광복(光復)의 완성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광복의 완성을 향한 과정인 만큼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에 대한 국내의 비판적 여론을 겨냥한 대내용 메시지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평화경제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겨냥해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조선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광복절 74주년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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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평화로 번영을 이루는 평화경제를 구축하고 통일로 광복을 완성하고자 한다"며 "평화경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위에 북한이 핵이 아닌 경제와 번영을 선택할 수 있도록 대화와 협력을 계속해 나가는 데서 시작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남북, 미국은 지난 1년8개월 대화국면을 지속했다"며 "최근 북한의 몇차례 우려스러운 행동에도 대화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큰 성과"라고 했다.

북한은 최근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나서고 한국 당국자를 원색 비난하고 있다. 남북 대화에도 사실상 응하지 않고 있다. 이런 북한의 태도를 두고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북한에)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불만이 있더라도 그 역시 대화의 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고비를 넘어서면 한반도 비핵화가 성큼 다가올 것이며 남북 관계도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며 "경제협력이 속도를 내고 평화경제가 시작되면 언젠가 자연스럽게 통일이 우리 앞의 현실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평화경제가 실현되면 8000만 단일 시장을 가진 세계 6위권 경제대국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그는 "한반도가 통일까지 된다면 2050년 국민소득 7만~8만 달러 시대가 가능하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며 "평화와 통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매우 클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고 했다. 또 "광복의 그날처럼 우리 민족의 마음에 싹틀 희망과 열정이 중요하다"며 "부산에서 시작해 울산과 포항, 동해와 강릉, 속초, 원산과 나진, 선봉으로 이어지는 환동해 경제는 블라디보스톡을 통한 대륙경제, 북극항로와 일본을 연결하는 해양경제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인용한 남북 통합 경제 예측이 영국계 컨설팅 회사 CEBR,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 현대경제연구원, 골드만삭스의 연구를 인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도 경제건설 총노선으로 국가정책을 전환했고 시장경제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며 "평화경제를 통해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만들겠다"고 했다. "평화경제에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새로운 한반도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경제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보다 강력한 방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평화경제에 대해 회의적인 국내 일부 비판적 여론을 겨냥해서는 "우리는 예의주시하며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다하고 있지만 그 역시 궁극의 목표는 대결이 아니라 대화에 있다"며 "미국이 북한과 동요 없이 대화를 계속하고 일본 역시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북한의 도발과 대남 비난에도 평화경제를 외치는 정부에 대한 비판을 대결주의적 냉전 사고라 보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2045년 광복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나라, 원 코리아(One Korea)로 우뚝설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약속한다"고 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문 대통령이 평화경제를 다시 강조한 것은 북한이 지금 우리와 협력하겠다는 기조가 아니어서 현재 상황과는 인식에 거리가 있어 보인다"며 "북한 나름의 경제개발 모델이 있는데 일방적으로 우리가 도움을 주겠다는 것은 (남북 모두에서) 공감대를 얻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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