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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연합시론] '흔들 수 없는 새 나라', 어렵지만 해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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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광복절 74돌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가 되길 염원하고 강조했다. 1945년 대한독립 시기와 비교하면 우리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가혹한 수탈로 점철된 식민지배와 한국전쟁을 겪은 나라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세계 6대 제조강국, 6대 수출강국이며, 국민소득 3만 불을 돌파했다. 이런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라는, 해방 당시의 희망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세계 4대 열강의 틈에서 안보와 정치, 경제가 위협받는 일은 지금도 비일비재하다.

일본과는 아픈 역사에도 불구하고 상호협력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과거사를 둘러싼 경제보복조치로 인해 관계가 매우 악화해 있다. 미국과도 한편에서는 굳건한 동맹을 과시하는 모습이나 방위비 인상 요구 등에서 보듯 상호필요에 의한 관계임을 부인할 수 없다. 중국은 미국과 패권경쟁을 벌이면서 중거리 미사일 배치 등 이해관계가 갈리는 부분에서는 우리에게 심한 압박을 가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러시아는 최근 독도 영공을 무단 침입하고도 제대로 사과도 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 국제사회가 꾸준히 발전하고 있지만 열강들의 행태는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자기네 국익을 최우선으로 할 뿐, 주변국들의 처지를 생각하고 배려해주는 상황은 아니다.

흔들리지 않는 나라가 되기 위해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일본과의 분쟁에서 좋은 결과를 끌어내는 것이다. 일본 측의 백색국가 제외 방침에 맞서 우리도 상응 조치를 내놨지만 향후 양측의 충돌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관계악화가 지속될 경우 향후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을 두 나라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과거사에 대한 인식차가 워낙 커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대화조차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외교적 대화와 협상을 계속 추구하면서 일본에 대한 무역의존도를 낮추는 중장기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어떤 외부적 압박이나 상황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으려면 자유무역과 국제분업 체제에 적합한 현재의 산업 구조에 만족하지 말고 다양한 분야의 기초과학 및 기술력 육성에 힘써야 한다.

북한과의 관계도 여전히 중요하다. 문 대통령이 평화경제를 강조한 것은 경제가 발전함으로써 평화가 지속되는 선순환 과정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계속되고 우리나라에 대한 원색적 비난도 나오면서 남북한 평화 무드에 회의론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북한은 미국과의 실무회담을 조율하는 등 대화 우선의 원칙은 깨지 않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 격화나 한일 간 수출규제 등 대외 경제여건이 매우 안 좋은데도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우리나라에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것은 남북관계가 이전보다 훨씬 개선된 것이 중대한 몫을 하고 있다.

오늘날 국가의 힘, 즉 국력에서 경제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흔들리지 않는 나라가 되기 위해 경제력을 키워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문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경제문제를 강조한 것도 국민이 살아가는데 경제가 기본이고,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일본의 흔들기에 대해 단합된 힘을 보여주며 정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나라 잃은 슬픔을 잘 아는 국민으로서 뼛속에서부터 우러나온 애국의 모습이다. 열강들의 힘겨루기가 격화되고 있지만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모아 튼튼한 나라로 엮는 것이 지금 국민과 지도자들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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