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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5대 손보사 중 메리츠만 웃었다…車·실손 보험료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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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손보사, 상반기 순익 전년比 10~30% 감소

車보험 손해율 80% 상회…실손보험은 100% 넘어

뉴스1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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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5대 손해보험사 중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나머지 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0~30% 떨어지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정책성 보험인 자동차보험과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 손해율이 악화된 영향이다. 메리츠화재의 나 홀로 선방은 자동차보험 비중이 작기 때문이기도 하다.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 '맏형'인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1~6월) 순이익 42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손보업계 2위인 DB손해보험 상반기 순이익의 2배를 넘는 수준이지만 지난해 상반기(6656억원)보다는 36.0%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 얻은 이익을 빼고 계산하더라도 22.3% 낮았다.

DB손보와 KB손해보험의 상반기 순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31.3%, 11.6% 줄었다. 현대해상의 경우도 36.1% 감소했다. 손보사 중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메리츠화재가 유일하다. 메리츠화재 상반기 순이익은 1361억원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자동차·실손보험 손해율 치솟았지만 선제 대응 못한 손보사

손보업계는 실적 악화의 원인이 자동차·실손보험에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5대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7~87.1%로 잠정 집계됐다. 손해율은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 중 지급하는 보험금 비중이다. 가입자에게 100만원을 받았다면 84만7000~87만1000원은 보험금으로 지급됐다는 의미다.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은 77~78%로 여겨진다. 마케팅비·관리비 등으로 보험료 20% 안팎을 쓰기 때문이다. 적정선을 넘어선 5대 손보사의 손해율은 실적을 끌어내리는 데 기여했다.

실손보험 손해율은 더욱 심각하다. 5대 손보사 실손보험 손해율은 115.6~147.4%다. 받은 보험료보다 내준 보험금이 많은 실정이다.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일명 '문재인 케어'로 기존 비급여 진료가 급여로 전환돼 가격 통제를 받자 그외 비급여 진료가 비싼 값에 과잉으로 이뤄지거나 새로운 비급여 진료 항목이 만들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과잉진료비 논란이 일었던 백내장 치료가 대표 사례다.

기존에 건강보험이나 실손보험으로 보장하지 않던 추나요법 등 한방 진료가 급여로 편입되며 실손보험으로 본인부담금을 지원해야 하는 것도 손해액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총의료비는 건강보험에서 지급하는 급여(보통 진료비의 70%)와 나머지 본인부담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비급여로 나눠진다. 실손보험은 본인부담금과 비급여를 보장한다.

손해율이 치솟아 실적이 내려앉고 있는 데도 손보사가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한 이유는 두 보험의 특성상 보험료 인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고 소비자물가지수 산정에 포함돼 금융당국으로부터 간접적인 가격 통제를 받는다. 실손보험 역시 2018년 기준 가입자가 3422만건으로 국민 대다수가 가입해 가격 조정이 쉽지 않다. 손보사로서는 자동차·실손보험에서 난 실적 구멍을 다른 상품 이익으로 메우는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덜 팔기' 전략 구사 메리츠...손보사 보험료 추가 인상할까?

결국 손보사가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자동차·실손보험을 덜 팔거나, 다른 수익성 높은 상품과 함께 파는 것 정도다. 실제 메리츠화재는 다른 손보사가 자동차보험 가격경쟁을 벌일 때 참전하지 않았다.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 '덜 팔기' 전략을 일찍이 사용해 시장점유율이 4% 이하이고, 손해율 역시 5개 손보사 중 가장 양호하다. 이 전략은 5%대에 달하는 높은 운용수익률, 채권매각익, 장기 인(人)보험 집중 등과 더불어 올해 상반기 순이익 증가에 핵심 역할을 했다.

다만 다른 손보사가 같은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 대형사로서의 책임과 이미지, 정부 눈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리츠를 제외한 5대 손보사는 금융지주에 속해 있거나 재벌 계열이어서 정책성 보험을 등한시할 수 없다"며 "메리츠는 이 같은 요소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덜 팔기'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을 겪은 손보사들이 자동차·실손보험 보험료 인상에 나설지도 관심사항이다. 손보사가 연내 자동차보험 보험료 인상에 나선다면 올해에만 3번째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지난 9일 2019년 상반기 경영실적 투자설명회(IR)에서 "보험료 인상은 소비자 부담 우려가 있기 때문에 우량 대출 확대, 손해율 관리 강화, 사업비 효율화 등으로 손익 악화를 방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IR이 끝난 후 <뉴스1>과의 통화에서 "보험료 3차 인상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우선 자구 노력으로 손익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미"라며 보험료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m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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